국제분쟁
IS, 참수 동영상에서 오바마 표정 조작 왜?
뉴스종합| 2014-09-05 10:26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미국인 기자 2명을 참수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을 가능한 한 피곤하게 보이게 영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IS의 비디오 편집자가 최근 공개한 동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가능한 초췌하게 보이게하려고 화면 크기와 색을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풀리, 스티븐 소트로프 등 잇따른 미국 기자 참수 동영상에서 복잡한 편집과 애니메이션 기술이 쓰였다.

두 동영상 모두 오바마 대통령이 IS에 대한 공습을 지시하는 짧은 영상으로 시작한 다음 미국 기자 인질을 사막에서 무릎 꿇리고, 미국을 폄하하는 영상이 삽입된다. 복면을 쓴 남자가 영국 억양의 영어로 포로는 이제 처형될 것이라는 말로 끝맺는다.


첫번째 동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86초간 등장한다. 원래 연설 장면에선깨끗한 대리석 벽에 국기가 걸렸있지만, IS가 공개한 동영상에선 오래된 VHS테이프를 틀면 그렇듯 하얀색 줄무늬가 그어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은 피곤하고 오래된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두번째 동영상 속 오바마 대통령에게선 피곤하고 찌든 인상이 훨씬 강해졌다. 그의 연설 장면은 22초로 줄었다. 뒷 배경 역시 원래의 하얀색 대리석이 아닌 진한 파랑색 커튼이 쳐져 있다. 전체적으로 색조가 어두워져 커튼과 국기는 바래고 오래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색조를 변조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입은 자켓의 색깔도 애초 푸른 색에서 검은 색으로 바뀌었다.

텔레그래프는 그의 회색 머리가 도드러지고 과장돼 있다고 짚었다. 또 그가 입은 흰색 셔츠 위로 검은색 줄이 나타나도록 인터레이싱(비월주사, 영상을 두 선군으로 나누어 번갈아 주사시키는 방식) 효과를 냈다.

아울러 화면 길이를 위아래로 늘림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더 마르고 수척해 보이게 됐다.

텔레그래프 미디어그룹의 선임급 영상 담당은 “이러한 효과들을 내려면 뭘하는 지 알아야한다. 초보자의 솜씨가 아니다. 전문가나 준 전문가 편집자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S의 동영상 편집 담당의 솜씨는 매끄럽지 못했다.

미국인 인질이 미리 쓰여진 성명을 읽어내려갈 때 카메라는 정면과 측면에 1대씩 2대가 설치됐는데, 두 카메라의 노출과 화이트밸런스가 각각 달랐다. 정면을 향해 있는 장면에서 인질이 입은 오렌지색 가운과 무장대원의 검은색 복장이 측면에서 촬영된 장면에서 보다 깨끗하고 선명하다.

텔레그래프는 “IS 영상 제작자는 아직 배우는 중”이라고 평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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