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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 세계인의 가을 축제는?
뉴스종합| 2014-09-08 08:43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세계인들은 한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가족끼리 모여 신이나 조상에 감사를 드린다.

미국은 양력 11월 넷째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이다.

1761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뒤 최초로 거둔 수확으로 신께 추수를 감사한 축제다.

당시 경작기술을 알려준 인디언을 초대해 칠면조 고기를 대접한 것이 효시가 돼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 통구이가 빠지지 않는다. 



또 추수감사절은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블랙(흑자) 프라이데이’가 시작돼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진다.

유럽 프랑스의 경우 ‘투생’이라 불리는 가을 명절이 있다.

‘모든 성인의 날(만성절)’이라는 의미로 매년 11월1일이다.

프랑스인들은 이날 고인의 묘에 꽃을 바치는 풍습이 있다. 파리의 페르라셰즈, 몽마르트, 몽파르나스 등 묘지에는 헌화객들이 몰린다. 학교는 투생을 전후해 2주간 방학에 들어가고, 박물관을 제외한 공공기관은 문을 닫는다.

투생은 미국으로 건너가 ‘할로윈’을 만들었다. 할로윈은 ‘모든 성인의 날 전야’라는 의미로 투생 전날인 10월 31일에 행해진다.

일본의 경우 우리 추석과 비슷한 명절인 ‘오봉(お盆)’이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음력이 아닌 양력 8월15일이라는 것이다.

오봉 전후인 8월13~16일은 일본 최대 여름 휴가시즌인 ‘오봉 야스미’다. 일본의 민족대이동이 일어나는 시기로 올해는 고속도로가 62㎞ 정체되는 극심한 교통난을 겪었다.

오봉은 조상의 영혼을 맞아들여 대접하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다. 오봉은 아스카 시대(6세기 후반~8세기 초)에 아귀도에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부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승려들에게 음식을 공양한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여기에는 일본인 특유의 민간신앙인 고료(御靈)신앙이 자리한다. 일본인들은 자연재해나 인재가 원령(怨靈)에 의해 일어난다고 믿고 혼을 달래는 의식을 행해왔다.

오봉에는 ‘불’을 지펴 정령이 오고가는 길을 비춘다.

8월13일에는 정령을 마중하는 불인 ‘무카에비(迎え火)’를 피우고, 15일이나 16일에는 배웅하는 불인 ‘오쿠리비(送り火)’를 피운다. 또 지역 축제에서 ‘봉오도리(盆踊り)’라는 춤을 춘다. 봉오도리는 지옥에서 돌아온 망자들이 기뻐하며 춤을 춘 것에서 기원한다.

가족끼리는 ‘오주겐(お中元)’으로 불리는 선물을 주고받고, 보타모치(牡丹餠)라는 속에 팥을 넣고 둥글게 빚은 떡을 먹는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음력 8월15일에 ‘중추절(仲秋節)’을 쇤다. 중추절이란 ‘가을의 중간’이라는 의미다.

중국 중추절을 가장 대표하는 놀이는 달맞이다. 달을 감상하며 소원을 빌거나 제사를 지내고 보름달을 닮은 전통 음식인 ‘월병(月餠)’을 먹는다. 중국인들은 중추절에 반드시 월병을 먹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월병은 뇌물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금, 해삼, 샥스핀 등 고가의 재료로 만든 비싼 월병을 사서 선물하고,

이 선물을 받은 사람은 다시 판매점에서 현금으로 바꾸는 식이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반부패 운동으로 뇌물형 ‘월병’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중추절을 앞두고 뇌물 월병 신고센터까지 개설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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