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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첫 발 딛는 ‘헤라클레스의 기둥’
엔터테인먼트| 2014-09-07 10:30
[헤럴드경제] 헤라클레스가 황금사과를 따러 서쪽으로 항해하다 닿은 땅. 그래서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란 장엄한(?) 별칭을 가졌지만, 정작 면적은 서울(605㎢)의 100분의 1정도인 땅. 인구 3만명의 지브롤터다.

이 소국은 유럽 최대 축구잔치인 ‘2016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6) 예선전 데뷔를 앞두고 있다.

지브롤터는 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의 알가르베 스타디움에서 폴란드와 유로 2016 예선 D조 1차전을 치른다.

축구팬들에게 아직 생소한 지브롤터는 2013년 5월 UEFA 총회을 통해 UEFA의 54번째 회원국으로 등록된 나라다.

이 때문에 UEFA가 주최하는 대회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국제축구연맹(UEFA)에는 가입하지 못했다.

이베리아 반도 끝 자락에 위치한 지브롤터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곳은 공식적으론 영국령인 만큼 공식 영어를 쓰지만 주민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지브롤터는 5000명수용의 빅토리아 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UEFA가 인정하는 관중 최소 규모인 8000석에 미달할 뿐만 아니라 인조 잔디여서 이번 경기는 포르투갈로 이동해 치러진다.

지브롤터 축구협회는 1895년 설립돼 올해로 119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브롤터 대표팀은 1923년부터 인접한 스페인의 클럽들과 친선경기들을 치렀고,1993년부터는 섬나라들끼리 모여 치르는 종합 대회인 ‘아일랜드 게임즈’에 참가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지브롤터가 UEFA 가입을 추진하자 영유권을 놓고 영국과 갈등을 벌이는 스페인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지브롤터는 마침내 2013년 5월 UEFA 총회에서 54번째 회원국 자격을 얻었다.

지블롤터는 지난해 11월 UEFA 회원국 자격으로 처음 슬로베키아와 맞붙어 0-0으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지난 6월까지 총 다섯 차례 평가전을 펼쳐 1승2무2패의 성적을 거뒀다.

지브롤터는 이번 유로 2016 예선에서 올해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을 필두로 폴란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조지아 등 강호들과 같은 조에 묶여서 승리는커녕 득점조차 힘겨울 전망이다.

사상 첫 UEFA 주최대회에 나서는 지브롤터 대표팀의 전력은 아직 아마추어 수준으로 2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6명이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나마 잉글랜드 리그1(3부리그)의 프레스턴 노스엔드에서 뛰는 수비수 스콧 와이즈맨(29)과 이스라엘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리암 워커(26·브네이 예후다) 정도가 제대로 된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다. 주전 미드필더 애런 파야스와 공격수 앤서니 에르난데스는 현재 소속팀도 없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의욕만큼은 대단하다.

앨런 불라(49)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예선 D조에서 꼴찌를 면하는 것”이라며 “비록 전력에서는 다른 팀보다 뒤지지만 자존심을 지키면서 독일 등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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