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기세등등 4개월만에…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진퇴양난
뉴스종합| 2014-09-11 11:18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오바마의 전쟁’이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되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IS뿐 아니라 다른 온건 반군 세력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수니파 주변국을 등에 업고 아사드 정부에 대한 공세에 나서면서 궁지에 몰렸다는 지적이다.

10일(현지시간)월스트리트저널(WSJ)은 “4개월 전만 해도 반군 격퇴 직전까지 가며 기세등등하던 아사드 정권이 최근 IS 세력의 급성장으로 수세에 몰렸다”고 분석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확전 발표로 더욱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내다봤다.

실제 아사드 정부는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토의 절반을 급속도로 잠식한 IS라는 ‘공공의 적’을 두고 온건 수니파 반군과 손을 잡아야 하면서도, 서부 지역에서 이들의 세력 확대를 저지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저널에 따르면 지난 6월 시리아 정부는 수도 다마스쿠스 남부의 반군 점령지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대원 800명과 반군 간 전투가 벌어졌다.

정부군은 협조 의혹에 대해 부인했지만 반군 지역에 대한 폭격이 중단됐고, 그 사이 반군은 IS 대원들을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달에는 양측의 잠정 휴전으로 반군이 병력을 확충하는 시간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반군과의 ‘동침’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아파인 아사드 정권과 수니파 반군 세력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리아 동부 지역에서 IS에 밀려난 반군 연합체 ‘이슬람전선’과 알카에다 연계단체 ‘알누스라 전선’ 등이 지난 7월부터 시아파 종파가 집중 거주하는 서부 지역에서 만회에 나서면서 정부군과 충돌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아사드 대통령 일가가 속한 시아파 소수 종파인 알라위트파가 모여 살고 있는 알 가브 평원지대를 중심으로 정부군과 반군 간 격전이 벌어지는 중이다. 아사드 대통령은 알레포 등 인근의 핵심 전선에 배치돼있던 친위 민병대를 급파하는 등 이곳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 일대에서 지난달에만 병력 수백명을 잃고 친위대 이동에 반대한 장군을 기소하는 등 잡음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유엔과 서방사회는 IS와의 전쟁을 위해 아사드 정권과 반군 간 잠정 휴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리아의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관인 야쿠브 엘 힐로에 따르면 시리아 안팎 40여곳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으며, 조만간 양측 휴전 협상이 개시될 전망이다. 스타판 데 미스투라 신임 유엔 시리아 특사도 9일 다마스쿠스에 도착해 이 같은 전망을 밝혔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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