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美 시리아 IS 공습 예상 시나리오는?
뉴스종합| 2014-09-11 10:55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미국의 전투기는 어디서 출격할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맹, 우방국과 연합 군사 작전을 펴 IS 근거지인 시리아 동북부 지역 공습에 나서기로 하면서, 공습 개시 후보지가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리아 공습에는 이라크와 달리 F-18 호넷 전투기를 이용한 공중 폭격보다는 B-2 스텔스 폭격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을 이용한 원거리 타격 중심의 공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 등 거론=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 인근 다수의 공군 기지가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군부는 관련국과의 외교 관례를 들어 출격 지점이나 주둔지 군대 현황 등 자세한 정보는 비공개로 부쳐왔다.

중동지역에서 미 공군의 배치 지역으로 미뤄, 가장 유력한 출격 후보지는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다프라 공군기지가 꼽힌다. 모두 미 공군의 주둔 지역이다. 여기에 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지역과 가장 가까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터키의 인서릭 공군기지가 추가될 수 있다.

적 방공망 교란이 가능한 EF-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사진=위키피디아]

지난 8월 8일 이후 이라크에서 수행된 공습의 3분의 2 가량이 이들 4개 공군기지에서 시작했다. 지난 6월 이후 이라크에서 수행된 수천회의 감시 출격에서도 비슷한 비율로 이들 기지가 활용됐다.

미국은 지난 한달간 이라크에서 하루 평균 5차례꼴로 공습을 수행했다. 이런 전투를 시리아로 확대해 IS가 장악하고 있는 시설, 무기, 장비 등을 공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중해 넘어 유럽에서 대지 공격용 AC-130 무장헬기를 띄울 수도 있다.

만일 미 해군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먼저 쏜다면, 지중해 키프로스섬 인근에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장착 구축함이나, 페르시아만에 있는 미 해군 조지 부시 항공모함, 미 해군과 해병대가 주둔해 있는 바레인의 이사 공군기지를 활용할 수도 있다.

미 국방부는 2011년 이라크 공격에서 철수한 뒤 이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에 대한 군사 협력 의존도를 높여왔다.

B-2 스텔스 폭격기. [사진=위키피디아]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미군 기지는 공군 지휘부가 있는 카타르의 알우데이드다.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과 아프가니스탄 참전 당시 미군 9000명이 이 곳에 주둔해 있었다. 주요 부대는 제 379 항공원전비행단으로, 전투기 9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알우데이드에서의 미군 주둔 사실은 지난해 12월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이 카타르를 방문해 기지 사용을 10년 임대 연장하는 계약에 서명하면서 공개적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알우데이드와 더불어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까지 “남서 아시아” 지역이라고 밝힐 뿐, 지역명을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미군은 특히 알리 알 살렘을 ‘록스(The Rocks)’란 별칭으로 부른다. 이라크에서 가장 가까운 드론 기지로, 미 공군 제 46 원정정찰비행대에 배속된 프레데터 드론이 출격할 수 있다.

미군이 공공연한 비밀 장소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는 이유는, 협력 국가가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스위스 제네바의 걸프연구센터 국장 무스타파 알라니는 “걸프 국가들은 IS에 대응할 미 군사 작전을 전반적으로 지지하지만, 걸프 국가 통치자들은 민간인 희생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자신들이 미 군 작전에 직접 연류되는 건 꺼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 국가는 알려고 하지 않고, 묻지도 않음으로써 자신들을 보호하고자 한다”며 이들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점을 지적했다.

USS 조지 H. W. 부시 항공모함. [사진=위키피디아]

▶美 시리아 공습, 방공망 돌파가 관건…토마호크ㆍB-2스텔스 투입=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F-18 호넷 전투기를 이용한 공중 폭격보다는 B-2 스텔스 폭격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을 이용한 원거리 타격 중심의 공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까지 공습은 IS로부터 미국인과 자국 시설들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목적에서 이라크를 돕는 것으로 제한했지만, 이제 IS의 작전을 적극적으로 막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으로 공습 목적이 바뀌었다고 CBS는 전했다.

시리아 공습은 지금까지 수행해 온 이라크 공습과는 다른 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항공기가 이라크 영공을 비행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시리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라크 내 공습이 미 공군의 F-16 전투기와 페르시아만에 주둔 중인 조지 H.W. 부시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F-18 전투기, 무장한 무인항공기(드론)의 이라크ㆍ쿠르드군에 대한 근접항공지원(CAS)과 폭격이 위주였다면, 시리아의 방공망을 뚫어야 하는 위험부담이 큰 시리아 공습은 원거리 타격수단에 의한 공습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미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미국이 IS 지도부와 라카 북부 IS 기지를 목표로 작전을 구상중이라고 전했다.

NYT는 미군이 원거리 정밀타격 수단을 이용해 항공기가 국경을 넘지 않고 시리아 국경 밖에서 공격할 수 있으며 인근 해역에 주둔 중인 함정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또한 미군 항공기가 시리아 영공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레이다 교란 장비를 사용해 방공망을 무력화 시키는 것과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투입하는 방법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IS 지도부 암살을 위한 소수 정예부대를 이용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있다. NYT는 아프가니스탄 때와 마찬가지로 알카에다에 대응한 것처럼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근접항공지원을 받는 방법도 예상하면서 작은 규모의 침투부대가 유도하는 공습이 더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6년 미군은 F-16C 전투기를 이용한 정밀 폭격으로 IS의 전신인 이라크알카에다(AQI)의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암살하기도 했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사진=위키피디아]

▶IS의 아킬레스 건은?=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IS의 병력 규모는 대략 1만~1만7000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세력을 넓게 확장한 IS의 최대 약점은 수세적 상황과 장비 유지 문제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NN방송은 시리아 북부에서부터 이라크 중부까지 1만5000명의 병력이 넓게 퍼져있고 이라크군 등으로부터 확보한 다량의 차량 등 여러 장비가 유지가 잘 되지 않고 있어, 향후 IS에 대항하는 동맹세력들이 늘어나며 동시다발적인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마이클 나이츠 워싱턴연구소 중동정책 연구원은 “만약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받거나 IS의 수니파 세력들이 동맹에서 탈퇴하면 IS는 수세에 몰리면서 영토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IS의 세력 확장은 상대인 이라크군이 약했기 때문이었으며 이라크군으로부터 미군이 사용하던 M1 에이브람스 전차와 군용 차량인 험비 등을 200~300대 탈취했지만 실제로 이달 초 북동부 살라딘주 아메를리 전투에서 활용된 것은 이라크군의 옛 소련제 T-55 전차 한 대뿐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군의 155㎜ 곡사포나 M1 전차가 사용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이츠 연구원은 전투가 몇 달 째 지속되면서 장비 유지를 위한 부품도 한정돼있고 이를 운용하고 유지할 기술자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IS가 이라크ㆍ쿠르드군의 공격으로 계속 수세에 몰리면서 다리나 도로에 지뢰, 부비트랩을 매설하고 있고 이같은 IS의 수세적 입장은 이들을 더욱 노출시켜 미군의 공습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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