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탈당불사 朴, 달래는 野…‘국회 실종’
뉴스종합| 2014-09-16 11:08
탈당카드 꺼낸 박영선 3일간 칩거
극소수와 소통창구…선택 안갯속
감정발언 이어 ‘여성형정치’ 도마위
새정치는 ‘분당 막기’ 당력 집중


헌정 사상 최초의 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며 각광 받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의 ‘여성형 정치’가 도마에 올랐다.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날 죽이려 한다’는 등의 감정적 발언에 ‘칩거정치’, ‘탈당정치’까지 보태졌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4개월,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을 맡은 지 1개월여 만이다. ‘민생법안’처리는 차치하고, 대표적 ‘서민증세’인 담배가격 인상 등에 대해서도 제 1야당이 완전히 손을 놓아버렸다는 평가다.

▶새정치 ‘올스톱’=16일 새정치연합의 모든 공식 일정은 정지했다. 사무총장 및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박영선 달래기’에 매진했다. 박 위원장이 꺼내든 탈당 카드를 막는 것에 모든 당력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아침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날 상황과 달라진 바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고, 이를 만류하기 위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당의 파행 사태가 이틀째, 박 위원장의 ‘칩거’가 사흘 째 이어지면서 “야당이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정부와 여당이 담뱃값 인상 등으로 서민 타깃의 증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제1야당이 아무런 견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야의 ‘접점’이었던 세월호특별법도 박 위원장의 ‘탈당 정치’로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박 위원장의 ‘무계파 속성’이 장점이자 한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계파가 없다는 것이 원내대표 선거에선 도움이 됐지만,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하면서는 ‘외풍 취약점’이 됐다는 해석이다.

▶탈당은 분당?=새정치연합 내홍의 핵은 박 위원장의 탈당이 곧 분당으로 이어지느냐다. 비대위원장 영입과 관련 줄곧 박 위원장과 상의를 해왔던 김한길 전 당대표 등과 함께 세력을 형성한 박 위원장이 ‘제3 지대’ 창당을 선언하면서 야당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돈 교수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 정도의 각오는 박 원내대표(박 위원장)가 했다고 보지만 지금 당장 창당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야당발 정계개편’가능성을 언급하며 ‘분당설’에 기름을 부었던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현재 우윤근 정책위의장 등 극소수의 인사들과만 소통 창구를 열어둔 상태다. 때문에 박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 선거에 임할 때 조력했던 박지원 의원과도 박 위원장은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위원장의 ‘칩거’는 그의 탈당 발표 여부에 따라 짧게는 이날 중으로, 길게는 이번 주말께 해제될 공산이 크다.

▶후임구도?=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직과 원내대표 직을 모두 버리고 탈당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권력 공백’ 상태가 된다. 당장은 원내대표 다음 서열인 이석현 국회 부의장이 대표 권한대행을 할 공산이 크지만, 박 위원장 역시 ‘대표 권한대행’이었던 만큼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란 어색한 비대위원장 직이 신설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박 위원장이 조정식 사무총장 등과 만날 경우 이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위원장은 앞서 후임 비대위원장에 적절한 인사를 모아올 경우 권한을 넘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원내대표는 새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당연직으로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맡게 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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