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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삼성, 소통의 삼성으로 변신 중…
뉴스종합| 2014-09-17 08:37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삼성전자가 달라지고 있다. 빈틈없는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한 ‘관리의 삼성’에서 구성원간 브레인스토밍과 자유토론을 통해 창조적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소통의 삼성’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사내 아이디어 공모 시스템 ‘모자이크’에는 이달 17일까지 하루 평균 4만명 이상의 임직원이 꾸준히 접속하고 있다. 모자이크는 직무나 직급에 상관없이 제품이나 경영에 관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자유롭게 던진 뒤 집단 토론을 거쳐 발전시켜나가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다. 지금까지 아이디어 공유 코너에는 7000건 이상의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달린 댓글도 1만건이 넘는다. 업무현안 해결 코너에도 6000건 가까운 의견이 올라왔다.

놀이기구를 타기 전 줄서기를 스마트폰 앱으로 해결하는 방법부터 최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엣지‘의 디스플레이를 도드라지게 하고 액정파손을 막는 커버디자인까지 제안된 아이디어의 종류도 다양하다.

삼성전자가 7월 1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임직원 대토론회‘에도 9만8000명의 국내 임직원 가운데 무려 7만여명이 참여했다. ’우리 회사가 IT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는 주제에는 4000여건의 댓글이 올라왔고, 총 48만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기술과 제품 전략에 관한 제안이 40% 정도를 차지했지만 조직문화나 인사제도에 관한 내용도 많았다는 점이다. 평소 ’관리의 삼성‘으로 불릴 만큼 빈틈없이 짜인 삼성의 조직문화를 고려하면, 내부 조직과 시스템에 대한 거침없는 의견 제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변화를 이끄는 동력은 위기의식이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인한 실적 하강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조직원들의 위기인식이 소통에너지로 거듭난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드러운 리더십도 이같은 에너지를 북돋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 휴대전화 등 주력 제품 시장의 후퇴로 실적이 악화되는 위기를 맞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머리를 맞댄 사례는 찾기 어렵다.

실제 이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은 소통으로 똘똘뭉친 직원들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모처럼 조성된 창의적인 토론 문화를 살려나가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디어는 제안자에게 파격적인 지원과 보상을 하고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할 계획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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