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성큼 다가온 가을, 주말 서울도심 백배 즐기기
라이프| 2014-09-18 10:39
-멀리 가면 교통혼잡에 비용도 부담...도심에도 즐길꺼리 즐비
-토요일엔 마을축제, 일요일엔 차없는 세종로에서 활력 재충전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아침 저녁 바람은 선선하고 한낮의 태양은 뜨거운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들판의 곡식과 과일이 알알이 무르익는 가운데 체육대회와 축제시즌이 시작됐다. 오는 25일부터는 관광주간이 시작되며, 10월초까지 전국의 축제가 피크를 이룬다. 올 가을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줄줄이 취소되었던 봄철 행사까지 더해져 행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가을을 맞아 먼 길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멀리 여행을 떠날 경우 교통혼잡에다 기름값과 숙박비, 식비 등 적잖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한 환경오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주변에서 즐길거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멀리 떠나는 데 따른 골칫거리를 피하고 비용도 적게 들고 환경오염도 막는 방법 말이다.

서울의 자치구와 서울시에도 가을을 맞아 다양한 축제와 공연, 바자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얼마든지 먹고 즐길 ‘꺼리’들을 찾을 수 있다. 더욱이 가족은 물론 이웃과 함께 행사에 참여해 자신이 사는 주변을 이해한다면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가을나들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천만이 거주하는 서울의 중심, 서울시청 광장과 광화문에서도 주말 즐길꺼리들이 많다.


◆토요일엔 서울의 ‘마을’이 다 모인다=주말인 20일 서울광장에서는 마을축제가 열린다. 삭막한 대도시 서울에 무슨 마을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자생적으로 생겨나거나 2년여 동안의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커뮤니티가 형성돼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도하고 있다. 마을축제는 서울에서도 이웃과 소통하는 마을이 가능함을 체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20일 서울광장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마을 행사가 열린다. 22개 자치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마을만들기 활동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자치구 마당’, 마을기업들의 친환경적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마을기업마당’, 종이공예ㆍ우쿠렐레 배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을예술창작소’, 시민과 함께 하는 ‘마을대합창’ 등이 열린다.


자치구 마당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선보이는 체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생활용품 만들기, 기념사진 촬영, 동화 소품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이웃이 진행하는 활동을 체험하다보면 마을공동체 활동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마을기업마당 부스에서는 마을 기업들이 만드는 다양한 제품을 만날 있는 ‘마을은 장날’과, 먹거리가 가득한 ‘마을은 밥상’, 먹거리와 함께 다양한 음악들 접할 수 있는 ‘작은 공연’,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장난감도서관 등이 펼쳐진다.

주무대에서는 마을대합창이 펼쳐진다.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7개의 마을합창단이 동요부터 국악과 가요까지 각각의 개성을 살린 곡들을 노래한다. 마지막에는 북한산초등학교 메아리 합창단의 지휘자이자 2014 서울마을이야기의 홍보대사인 재즈가수 말로가 직접 편곡한 ‘아름다운 세상’과 ‘고향의 봄’이 대합창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현란하거나 세련되지 않은 행사일지 모르지만, 대도시에서 잃어버렸던 이웃의 정과 사랑이 넘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현대인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괴롭히는 상업주의 대신 소박하고 소소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더울 행복할 것이다.

이날 서울광장과 시청사에서는 명사들의 강연과 대담으로 구성된 ‘정책나들이’라는 독특한 행사도 열린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소통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제동의 말걸기, 사람이 사람에게’ 토크 콘서트가 오전 11시부터 서울광장에서 펼쳐지고, 오후에는 JTBC 썰전에 출연 중인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영화감동 장항준,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서울시 주요 이슈에 대해 수다를 떠는 ‘서울살이 할말있수다’가 이어진다. 서울시청사에서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미래의 인재상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진하 삼성전자 인터랙티브 시각화랩 랩장이 대담을 펼친다.


◆일요일엔 차 없는 세종대로에서 재충전의 시간을=일요일인 2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광화문 삼거리에서 시청 앞까지 서울의 중심거리엔 차가 사라지고, 나눔장터와 벼룩시장, 각종 공연과 전시, 건강과 힐링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4개의 테마거리로 이루어진 행사는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대부분 시민들이 만들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뜻한 거리에서는 중고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 기부할 수 있는 광화문 희망나눔장터, 외국인벼룩시장, 서울 아트업 페스티벌, 1004나눔바둑, 동물놀이터, 친환경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성화고등학교 장터에서는 특성화고를 소개하고 30개 고교에서 나온 330여명의 학생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액세서리, 에코백, 머그컵, 칵테일 등)과 디자인작품들을 판매한다.


외국인벼룩시장은 외국인 주민들이 중고물품을 사고팔며 토속먹거리도 맛볼 수 있는 곳이며, 1004 나눔바둑은 이창호(9단), 이세돌(9단), 이효정(2단) 등 한국의 대표 프로기사 100여명과 시민 1004명이 다면기를 펼치는 흥미로운 행사다.

꿈꾸는 거리는 청소년과 시민들의 공연과 다양한 체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건강과 힐링 단체들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곳으로 다양한 공연과 풋살, 농구, 걷기, 요가, 인공암벽 등반 등 체육과 건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메인무대에서는 그룹사운드, B-boy 등의 음악공연과 풍물, 탈춤 등이 이어지며, 2013년 서울청소년축제에서 우수동아리로 선정된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소울비트의 공연도 볼 수 있다. 인공암벽 등반, 길거리 농구 등 길거리 체육은 올해 처음 시도된다.

숨 쉬는 거리는 1997년부터 시작된 차 없는 날의 의미를 소개하고 환경단체에서 구성한 친환경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승용차 요일제, 승용차 마일리지, 에코마일리지 등 서울시 환경정책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전기자동차도 선보인다.

청계천로와 청계광장에서는 사회경제적장터, 61개 시ㆍ군의 농수특산물을 직거래도 최대 30%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농부의 시장, 서울 풍물시장,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자활장터, 재활용품 판매, 육의전 저잣거리 재현 등이 펼쳐진다.

웬만한 지역축제 행사가 대부분 펼쳐지는 셈으로, 서울 한복판의 차 없는 거리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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