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갈라파고스’ 日 음악 시장…음원보다 음반 인기
뉴스종합| 2014-09-18 11:20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전 세계 음악시장이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세계 제2의 음악시장으로 손꼽히는 일본만큼은 콤팩트디스크(CD)로 대표되는 음반 시장이 더 강세다.

세계 음반시장은 갈수록 위축되는 추세에 있고 일본 역시 판매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음악시장은 CD판매량이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고 있어 관계자들 사이에서 독특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일본의 음반 판매량 감소가 디지털 음원 이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본의 음반 시장은 10년째 하락세에 빠져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17% 하락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3.9% 떨어졌다.

AKB48. [사진=위키피디아]

디지털 음원 판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NYT는 일본음반산업협회 자료를 인용, 지난 2009년 10억달러에 이르던 디지털 음원 판매가 지난해 4억달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한국 등 대다수 국가들의 CD판매는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신 디지털 음원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NYT는 일본의 디지털 음원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디지털 음원에 대한 업계의 낮은 신뢰도와 보호주의적인 기업문화를 꼽았다.

일례로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경우 일본 음반업계와의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2년 동안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CD가 업계의 주요 수익원이자 떼놓을 수 없는 홍보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고, 아직 CD에 대한 시장의 의존도가 높아 당장의 구조적인 전환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일본 소비자층의 문화적인 요소도 디지털 음원 전환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NYT는 수집가치가 있는 상품에 대한 구매욕이 높은 소비자 문화를 꼽으며 가수 중심의 정교하게 제작된 음반 패키징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인기 여성 아이돌 그룹인 AKB48 음반에는 공연 티켓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이 함께 들어있어 CD가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업계 전반의 의지다. NYT는 일본 음반회사들이 CD 판매에만 매달려 이를 유지하려고만 한다는 한 업계 관계자의 말도 소개했다.

일본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인 소니뮤직은 인기곡이 부족하고 2005년 일본에 상륙한 아이튠즈는 2012년이 되어서야 일본 음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온라인 음원 시장을 끌어안고 가지 않는다면 CD 판매량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업계가 필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CD판매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150억달러 규모의 세계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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