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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직관료 “일본 언론 객관성 상실…아베 홍보매체화” 쓴소리
뉴스종합| 2014-09-18 21:34
[헤럴드경제]“일본 언론은 아베 홍보매체다.”

일본의 한 전직 외교관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편향된 일본 언론보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마고사키 우케루(孫崎享) 전 외무성 국제정보국장은 18일 도쿄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무라야마담화를 계승ㆍ발전시키는 모임’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본의 TV와 신문에 객관적인 것이 없어졌다”며 “아베씨의 홍보지, 홍보방송이 됐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정치가 이상해졌다는 보도가 있지만, 일본 언론이 이 정도로 심각했던 적은 없었다”며 “아베 총리가 거짓말을 하거나 궤변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마고사키 전 국장은 ‘편향된 보도’의 일례로 작년 12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80세 생일을 맞아 행한 기자회견에서 “전후 연합군 점령하에 있던 일본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소중한 것으로 삼아 일본국 헌법을 만들었다”고 발언한 대목을 공영방송인 NHK 뉴스가 소개하지 않은 사실을 거론했다. 헌법 개정을 지향하는 아베정권의 눈치를 본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오래 근무한 러시아와 중동에서는 국민이 정부의 발표를 믿지않기 때문에 스스로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소셜미디어 등에 의지한다고 소개한 뒤 “일본에서 소셜미디어를 이끄는 사람들은 ‘네트우익(인터넷을 주무대로 활동하는극우 성향의 네티즌들)’”이라고 개탄했다.

마고사키 전 국장은 1966년 외무성에 입부해 구(舊) 소련, 이라크, 캐나다 등지에서 근무한 뒤 국제정보국장, 방위대학 교수 등을 거쳐 2009년 관가를 떠났다.

또 같은 외교관 출신인 아마키 나오토(天木直人) 전 레바논 주재 대사는 “일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헌법 9조”라며 “그것이 없으면 (국제사회가) 다들 일본을 위험한 나라로 생각하지만 9조가 있기에 (각국이) 안심할 수 있고, 또한 일본은 중국, 러시아에 대해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외무성 중국과장 출신 아사이 모토후미(淺井基文) 전 히로시마평화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대(對) 주변국 관계개선을 위한 해법으로 “포츠담 선언을 새롭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아사이 전 소장은 “포츠담 선언은 전쟁을 위법화하고 동아시아의 평화질서를 만들자는 것으로, 일본의 군국주의 배제를 요구했다”며 “군국주의를 부정한다는 것이 군대를 전면 해체해 ‘(군사력) 제로(0)’로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군국주의 사상과그 근저가 되는 역사인식을 근저에서부터 일신하자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포츠담 선언은 1945년 7월26일 제2차대전 승전국인 미국, 영국, 중국의 수뇌부들이 독일 포츠담에 모여 일본에 대한 처리 문제를 협의한 뒤 발표한 문서로,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 및 군국주의 배제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일본이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 피폭 후 포츠담 선언의 항복조건을 받아들임으로써 태평양전쟁이 끝났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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