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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기지개 켜는‘부동산 테크’
부동산| 2014-09-24 10:58
9·11조치등 부동산 부양책과 맞물려
저금리시대 투자대안으로 부상 조짐
실수요 넘어 임대수익 · 시세차익 겨냥
강남아줌마들 투자탐색 발길 분주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평택 브라운스톤 험프리스’ 견본주택에서 부동산 투자 세미나가 열렸다. 부동산 대책 이후 투자 전략과 미군 렌탈 아파트 전망에 관한 강연이 진행됐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는 150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견본주택 1·2층을 가득 메웠다. 현장에서 만난 한 50대 주부는 “남편이 직장생활 마친 뒤, 노후에는 부동산 임대를 해볼 계획으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재테크) 수요가 조금씩 꿈틀대는 조짐을 보인다. 추석 이후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 분양시장에선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주변 빌딩에 대한 투자수요도 발동하고 있다.

지난 19일 문을 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2회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평택에 들어서는 브라운스톤 험프리스다. 지난 19일 문을 연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21일까지 7000명 가까이 방문했다. 2016년 완료를 목표로 미군 기지가 조성 중인 평택은 군인과 군무원 대상 아파트 임대 사업이 조명을 받는 곳. 특히 미군 대상 아파트 렌탈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를 주려는 투자자들이 모여들었다.

분양대행사 미라클KJ 윤영석 과장은 “방문객들의 70% 정도가 임대수익을 노리고 분양을 받으려는 분들”이라며 “미군 대상의 아파트 렌탈은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 끌려 노후 대비로 투자를 문의하는 50대 고객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역시 최근에 2회차 분양에 돌입한 ‘반포 아크로리버 파크’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특히 내년 초 청약제도 개편 전에 자신이 보유한 1순위 청약통장을 쓰려는 방문객들이 많다. 


장우현 분양소장은 “상담받은 손님들 중 실수요와 투자수요 비율은 7대 3 정도”라며 “앞서 분양한 단지에서 이 비율이 보통 8대 2 정도인 것과 비교해 투자수요가 더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현대차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낙찰받으면서 주변 빌딩에 대한 투자수요도 늘었다. 김윤수 원빌딩중개법인 팀장은 “삼성동을 비롯해 강남 일대 빌딩 투자 문의는 하루에 35건 이상씩 들어온다”며 “특히 삼성동 한전 부지 인근에 투자 전망이 어떠냐고 묻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투자수요가 많아지면서 건물 매도자들은 호가를 대폭 높이거나 매물을 회수하는 모습도 벌어진다. 한전 부지에서 가까운 450m² 대지 위에 들어선 한 7층짜리 빌딩은 매각 발표 전 전 80억 수준으로 매매가 진행됐다가 최근에 금액이 125억으로 상승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강남 일대 빌딩에 대한 투자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특히 삼성동 한전부지가 개발되고 나면 주변 상권이 좋아진다는 기대감으로 이쪽 상가건물에 대한 투자 문의가 하루 10건 중 2건 이상은 들어온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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