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카드 소액결제에는 고객 서명 생략해야”
뉴스종합| 2014-09-24 13:27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카드업계에서 1만원 이하 소액 결제가 보편화하자 일정금액 이하 결재액에 대해서는 고객 서명을 생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신용카드의 부정 사용률이 낮아 서명을 통한 고객 확인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매출에 따른 수익보다 밴(VAN)사의 수거비용 등 수수료가 더 많이 들어 카드사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4일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국내 밴사 관련 주요 현안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신용카드 이용 건 중 1만원 이하 결제 건의 비중은 2002년 7.7%에서 2014년 2분기 약 41.6%로 대폭 늘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나도 수익이 안나는 결제가 40%를 넘어선 것이다.

카드업계에서는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평균적으로 1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는 발생할수록 손해라는 분석이 많다. 고정비 배분 등 계산 방식에 따라 1만5000~2만5000원 이하 매출이 손실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밴사가 고객 서명을 수거 및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1575억원이나 된다. 따라서 카드사는 매년 손해가 나는 카드매출의 고객 서명을 수거하려고 밴사에 630억여원의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은 결제 시 본인의 서명을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서명 절차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한국은 공인인증서 사용 및 카드 사용 시 문자자동발송 서비스의 보편화로 신용카드 부정사용률(0.001%)이 유럽(0.017%)이나 미국(0.036%)보다 낮다. 따라서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소액결제까지 고객의 서명을 받는 것은 부정사용 확률을 낮추는 등의 실효성은 떨어지면서도 비용만 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KB경영연구소는 밴사와 대형 가맹점 간 리베이트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리베이트 관행은 밴사가 가맹점에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대가를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로부터 받는 독특한 수익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밴사와 가맹점 간 협상으로 수수료가 결정된다면 리베이트 관행이 없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훈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밴사는 한국 신용카드 시장에서 가맹점 확산 등에 기여해 신용카드 산업 성장에 일조했다”면서도 “밴사의 수수료 및 거래 체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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