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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 헬스]매달 생리 앞두고 트러블이 하나둘, 단순 여드름일까?
라이프| 2014-09-25 17:02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직장인 박 모씨(27·여)는 몇 년째 생리 시작 1주일 전을 기점으로 여드름이 하나둘 올라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생리가 시작되면 호전되나 그 전까지는 얼굴이 울긋불긋해 화장으로 가릴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커다란 안경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매달 병원비가 정기적으로 나가는데다, 평생 폐경하기 전까지는 한달에 한번씩은 여드름으로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고민이 된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여성 가운데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리주기에 크고 작은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잖고 생리 직전기는 트러블을 유발하는 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상태가 엉망으로 변하기 십상”이라며 “이 시기에는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각종 트러블이 유발된 탓에 피부는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접촉에도 염증과 트러블을 일으킨다”며 “생리가 시작되면서 다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고 지친 피부가 회복되지만 관리에 소홀할 경우 흉터가 질 우려가 높다”고 조언했다.


이런 경우 대다수 여성은 한두번 겪는 일이 아닌 만큼 ‘조금만 지나면 자연히 원상태로 돌아오겠지’하고 방치하거나, 손으로 짜버리거나, 트러블이 생길 때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선 주로 ‘염증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여드름이 난 부위에 주사한다. 주사를 맞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한 것은 아니므로 다음달에도 같은 문제를 겪게 된다. 강형철 원장은 “여드름은 일종의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매달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원인이 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당장의 피지선 속 염증은 완화되지만 원인이 되는 문제는 그대로 남아 문제가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호르몬 계통에 이상이 있어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피임약으로 피부 컨디션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보통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 또는 ‘드로스피레논+에치닐에스트라디올’(Ethinyl estradiol) 성분의 약을 활용한다. 이들 성분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쓰이며 항남성호르몬효과(anti androgen effeect)로 여드름을 줄여준다.

하지만 피임약을 먹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능의학적 검사를 고려해보는 것도 도움이된다. 강형철 원장은 “이런 경우 호르몬 균형이 정상이더라도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민감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 이 호르몬이 급증하는 시기에 여드름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여드름 등으로 오랜 동안 치료받아도 자꾸 재발한다면, 몸의 내부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피부질환이 만성화되고 깨끗한 피부가 상하게 되는 주원인은 장·간·부신·갑상선 등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긴 ‘체내 기능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서 처음 피부과와 기능의학을 접목시켜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기능의학은 ‘기능영양의학’이라고도 불린다. 아직 국내서 생소한 분야이나 현대의학의 탄탄한 기초지식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생리·생화학적 상태를 이해해 몸의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기능은 잡아주는 데 초점을 둔다. 쉽게 말해 깨어진 체내 ‘밸런스’를 맞춰주는 작업인 셈이다. 강 원장은 “피부병을 일으키는 기전은 수없이 많고, 사람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나 피부과 치료방식은 크게 잡아도 열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단순하다”며 “이는 결국 재발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며, 피부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를 확인해 ‘몸속 이상’부터 치유하면 피부도 자연히 좋아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간 등 세포마다 에너지대사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야 몸 전체의 기능이 개선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선 기능의학적 검사가 선행된다”고 설명했다. 기능의학 검사는 보통 △모발미네랄검사 △유기산검사 △장투과성검사 △순환기염증검사 △유전체검사 △아미노산검사 △지방산검사 △스트레스·호르몬검사 중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 시행한다. 이들 검사는 주로 소변과 혈액을 채취해 이뤄진다. 배설물에는 식습관, 운동량, 혈관·장기의 건강상태 등이 그대로 반영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피부건강을 훼손하는 그릇된 영양섭취 패턴을 바로 잡아주며 치료를 시작한다. 증상을 개선시켜주는 미네랄, 식물추출물 등이 처방된다.

강형철 원장은 “자신에게 맞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생활패턴을 바꾸는 치료가 기본이다보니 즉각적으록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기존 ‘시술’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몸 속 이상패턴을 고쳐나가는 만큼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피부질환이 재발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주사 등으로 치료하면 금세 환부가 개선되는 게 눈에 보이지만, 기능의학은 3~6개월 정도 시간을 들여야 한다. 강 원장은 “이 과정을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기간으로 생각하며 치료에 임하면 서서히 피부는 물론 전반적 컨디션까지 개선된다”며 “필요한 경우 기존 시술을 병행하는데 이때 기능의학요법은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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