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美 성인 20%는 결혼 경험 없는 미혼
뉴스종합| 2014-09-28 14:28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에서 일생 동안 단 한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생애 미혼자’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25세 이상 성인 4200만명 가운데 5명 중 1명(20%) 꼴로 결혼 경험이 없는 미혼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54년 전인 1960년에 이 비율은 10명 중 1명(9%) 꼴로 낮았다.

특히 생애 미혼자는 남성의 23%, 여성의 17%로, 남성이 여성 보다 미혼으로 남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1960년(남성 10%, 여성 8%)과 비교해 54년새 남녀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그래프-1 <생애 미혼율 추이> 출처: 미국지역사회조사, 마이크로데이터 제공시스템(IPUMS).

인종에 따라 생애 미혼율이 달랐다. 흑인이 36%로 1960년 9%에서 크게 뛰었다. 백인은 16%, 히스패닉은 26%를 각각 기록했다.

교육 정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생애 미혼자 가운데 최종학력이고등학교 졸업 미만자는 남성 47%, 여성 37%로 남성에서 많았다. 2년제 이상 학위 또는 학사학위는 남성 46%, 여성 51%로 여성에서 많았다. 대학원 이상 역시 남성 7%, 여성 11%로 여성이 높았다. 즉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 보다 고학력인 경우가 않은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만혼(晩婚) 추세, 동거 확산, 혼외 자식 출산 등이 꼽힌다.

미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29세, 여성 27세로, 1960년에 각각 23세, 20세에서 6, 7세 높아졌다.

또 결혼한 적이 없는 25~34세 젊은층의 24%가 이성과 동거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 몫 거든다.

사람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게 우선되어야 사회가 더 잘산다는 생각은 46%, 결혼이나 아이 말고 다른 우선순위를 둬도 괜찮다는 생각은 50%였다.

이러한 결혼 인식 차이는 연령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결혼이나 아이가 아닌 다른 우선순위를 둬도 괜찮다는 답변은 18~29세에서 67%로 높았고, 30~49세에선 53%로 이보다 낮았다. 50세 이상 55%가 결혼과 아이를 우선순위에 둬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프-2 <배우자 선택시 고려 항목>
출산 및 육아에 대한 비슷한 생각/안정적인 직업/같은 신앙, 도덕 관념/비슷한 교육 수준/같은 인종 또는 민족 배경(출처:퓨리서치센터)

경제 불황도 미혼자를 양산하는 요인이다. 1960년에만 해도 25~34세 남성의 93%가 노동시장에 참가했지만, 2012년에 이 비율은 82%로 줄어들었다.

남녀 임금 격차는 좁혀졌다. 2012년에 여성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93%로, 70% 미만이던 1980년에 비해 많이 따라 잡았다.

또 25~34세 미혼자 가운데 직업이 있는 남성 수는 여성 100명 당 91명으로 1960년 139명과 비교해 현저히 감소했다.

생애 미혼자에게 결혼 의향을 물은 결과 53%가 언젠가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 응답율은 2010년 61%에서 조금 줄었다. 32%가 결혼을 하고싶은 건지 확실치 않다고 했으며,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했다.

배우자를 고를 때 기준으로, 미혼 여성의 78%가 ‘안정적인 직장’을 골랐다. 이 항목을 선택한 미혼 남성은 46%로 여성과 견줘 크게 낮았다. 미혼남성은 ‘출산과 육아에 관한 비슷한 생각’(62%)을 첫 손에 꼽았다.

결혼 하지 않은 이유로는 ‘제 짝을 찾지 못해서’(30%), ‘재정적으로 준비되지 않아서’(27%), ‘아직 어리고 정착할 준비가 안돼서’(22%)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jsh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