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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남북 내륙교역로 연 안유수 회장…화해무드 불지피나
뉴스종합| 2014-09-30 11:03
안유수(84) 에이스침대 회장(에이스경암재단 이사장)이 30일 오전 영농물자를 실은 5t 화물차 20대를 이끌고 판문점, 도라산출입경사무소를 통해 북으로 들어갔다. 화물차에 실린 20피트 컨테이너는 비닐, 파이프, 부엽토, 호박 가지 고추 채소종자 등으로 채워졌다.

화물차는 개성공단에서 북측 운전사와 교대해 안 회장의 고향인 황해북도 사리원시까지 100여km를 운행했다. 안 회장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리원시를 방문해 물자를 전달하고, 남북공동으로 영농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화물차는 다시 개성으로 돌아와 남측 운전사와 교대한 뒤 입경했다.

도라산-사리원 간 120km에 이르는 남북 내륙 왕복운송로가 개척된 셈이다. 남측 자동차가 개성공단 이상 올라갔다 되돌아온 적은 아직 없다. 실제 북측은 안 회장의 이런 방식의 상시 왕복운송을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회장은 10월 4일까지 사리원에 머물면서 지난 2009년 건설한 온실농장 보수작업을 지원하고, 북측 당국과 남북공동 영농사업을 논의한 뒤 갔던 길로 되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내륙 왕복수송의 상시화를 통해 영농물자를 북에 지원하고, 사리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육로로 남측에 들여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안 회장은 2009년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및 황해북도 인민위원회와 협력으로 1만여평(비닐하우스 50동 규모)의 시범영농단지를 운영 중이다. 당시엔 물자 수송이 남에서 개성으로 간 뒤 철도로 사리원까지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남북간 내륙 왕복운송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차례에 걸친 ‘소떼방북’ 이후 16년만에 재개된 대규모 민간지원 사례인 셈이다.

안 회장의 방북은 2008년 판문점을 통한 육로방북 이후 간간이 이뤄졌다. 그는 1951년 1.4후퇴 때 혼자 남하한 뒤 부산 피란민 시절부터 장사를 하며 성공의 꿈을 키웠고 국내 최대 침대업체를 만들어냈다. 북에는 생질 2명이 살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회장은 입경 전 임진각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잘 다녀오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 화해협력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안 회장의 이번 방북은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된 상황에서 개성공단 뿐 아니라 새로운 남북 교역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일단 기대 반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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