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망신살 뻗친 英, 홍콩 최루가스는 영국산(産)?
뉴스종합| 2014-10-01 10:59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앞에선 홍콩시민 민주화 지지, 뒤에선 홍콩경찰에 최루가스 판매?’

영국에 망신살이 뻗쳤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진입하기 위해 홍콩 경찰이 쏜 최루가스가 공교롭게 옛 점령국 영국이 수출한 제품이란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실일 경우 앞에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홍콩을 중국에 반환할 때 두 체제 속에서 홍콩 주민에게 민주적 미래를 보장하기로 중국과 합의했다”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면서 뒤로는 홍콩 경찰에 최루가스를 공급한 꼴이어서 영국 정부가 진위파악에 착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무기금수운동단체(CAAT)를 인용해 영국 정부가 수출을 허가한 최루가스 제조사 6곳이 지난 4년간 홍콩에 수출한 최루가스는 18만파운드(3억891만원) 어치라고 보도했다. 경제혁신부 측은 개별기업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허가받은 모든 사업자가 최근 몇년사이 CS 가스를 홍콩에 수출했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확인했다.

CAAT의 앤드류 스미스는 “햄스피어에 있는 켐링이 가스를 홍콩에 팔아왔다. 이는 정부 지원없이 불가능한 일이다. 영국 무기가 평화로운 시위자들에게 쓰인 게 분명하다”면서 “정부는 즉각적으로 수출 허가권을 취소하고, 영국의 무기 수출에 관해 전면적 조사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허가를 받고 시위 진압용 무기인 최루가스를 수년간 홍콩에 판매해 온 켐링은 가디언 측에 판매는 “수출 허가권 발급, 최종소비자 인증 등을 통해 전적으로 정부가 관리한다”며 책임을 피해갔다.

켐링은 1998년에 이집트에도 CS 가스를 공급했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요르단, 파키스탄에 영국산 CS가스가 수출됐다.

정부 한 관계자는 “모든 수출 허가 신청서를 국제수출 표준에 반하는 지 건별로 면밀히 검토한다”면서 “앞으로 홍콩을 상대로 한 최루가스 수출 허가권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위자들을 향한 CS가스(최루가스 일종) 사용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CS가스는 세계 여러 광범위한 국가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홍콩 경찰가 이를미국에서 사들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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