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美 백신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시작됐다
뉴스종합| 2014-10-02 10:56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백신없는 바이러스들이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 전역을 덮치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에 이어 중남미에서 확산 중인 치쿤구니야까지 미국인들을 위협하자 보건당국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세 바이러스 모두 치료 백신이 없는 까닭에 국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3300여 명에 이른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방재ㆍ의료 시스템을 갖춘 미국의 대응이 어떻게 이뤄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에볼라 위기, ‘통제 완벽’(?)=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라이베리아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다 지난달 20일 귀국한 에릭 토머스 던컨은 30일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고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 [사진=위키피디아]

톰 프라이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에볼라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가 감염돼있을때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비롯한 주 정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응급의료진 등 12~18명 정도가 던컨과 접촉했으며 이들 중 5명이 취학아동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면서 접촉 사실이 더욱 구체화됐다.

페리 지사와 동석한 댈러스 주민의료서비스국의 크리스토퍼 퍼킨스 박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21일 동안 전원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면서도 아이들은 격리되지 않고 집에서 상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학교도 정상적으로 개교하고 있다고 설명해 통제 방식에 대해 의문을 자아냈다. 아이들이 소속된 학교는 총 4곳으로 초등학교 2곳,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각각 1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던컨의 친구 또는 가족 중 한 명을 두 번째 감염 의심 환자로 추정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 지사는 “이번 경우는 심각하다”며 “모든 인력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여론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NBC방송은 “많은 미국인들이 신용하지 않고 있다”며 CDC의 에볼라 대응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재닛 캘더론 메켈로이로 알려진 이는 NBC뉴스 페이스북에 “정부는 믿을 수 없다”는 글을 올렸고, 웬디 헤드 채프먼은 “미안하지만 에볼라가 퍼지지 않을 것이란 그들의 자신감을 신용할 수 없다”고 썼다.

치쿤구니야바이러스. [사진=위키피디아]

현재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볼라에 감염됐던 미국 의료진인 켄트 브랜틀리와 낸시 라이트볼 등에 투여된 시험단계의 치료제 지맵(ZMapp)이 재고가 부족해 던컨에게는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쿤구니야, 플로리다 상륙=중남미에서만 수십만 명의 감염자가 속출한 치쿤구니야열도 백신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치쿤구니야는 최근 중남미와 인접한 플로리다주에까지 전파돼 현재 1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플로리다 곤충의료연구소 월터 타바치닉 소장의 말을 인용, 감염자 수가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범미보건기구(PAHO)에 따르면 중남미, 카리브해 등 각국 치쿤구니야 감염자는 총 70만 명에 이르며 지난해 12월 이후 서반구에서만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치쿤구니야는 치사율이나 증상이 치명적이진 않지만 관절이 붓거나 통증을 유발하고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약 1주 간 나타난다. 일부 환자의 경우엔 수개월에서 수년 간 지속되기도 한다고 CDC는 밝혔다.

한편 일부 의료전문가들은 겨울로 접어들며 모기 개체수가 감소해 질병 발생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모기 출현이 많은 플로리다 일부 지역은 치쿤구니야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된다.

▶엔테로바이러스 EV-D68, 여아 사망=‘백신없는’ 엔테로바이러스는 북동부 각 주를 위협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에선 10세 여아가 사망했다.

주 보건당국은 컴버랜드 출신 10세 여아가 황색포도상구균과 ‘EV-D68’ 엔테로바이러스의 합병증세로 지난주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EV-D68은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미시간주 등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CDC에 따르면 올 한해 41개주에서 472건(9월말 기준)의 감염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EV-D68은 장염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이며 심한 기침과 오한, 고열, 호흡곤란 증세를 동반한다. 일부 주에서는 소수지만 팔다리 약화, 뇌신경 기능장애, 척추 비정상 등 신경계통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 보건당국은 8월 개학과 동시에 급속히 전파돼 병원을 찾는 아동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당국은 백신이 없는 상황이라 독감주사를 맞을 것을 권장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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