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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예능감 없는 송일국에게 배우는 요즘 리얼예능
엔터테인먼트| 2014-10-02 11:53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송일국은 예능감이 없다. 이를 송일국 자신도 잘 안다. 송일국은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강봉규 PD에게도 “저 예능감 없는 것 아시죠”라고 실토했다.

물론 송일국에게는 그 어떤 그림도 대체 불가인 세 쌍둥이가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송일국이 리얼리티 예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도 참고할만한 좋은 본보기가 된다.

송일국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예능을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어, 송일국 예능 잘하네”다. 김소연도 ‘진짜 사나이‘ 여군편에서 예능을 해서 뜬 게 아니다. 그냥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준 것이다.

송일국의 특징은 보여주려는 예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려주려는 순간 시청자들은 홍보라 생각한다. 시청자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 “어 저 친구 원래 안그런데, 그렇게 하네”하고 설정을 의심한다.

송일국은 예능감(感) 자체가 없고 홍보 마인드가 없다. 그는 예능을 하는 게 아니라 어린 자식에 대해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이고 시청자는 이를 본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진정성이 확 살아난다.

송일국의 진정성을 제작진도 잘 살려주고 있다. 송일국과 ‘예측불허‘ 삼둥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기위해 제작진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게 있다. 과장도 아니고 축소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기위해 ‘가는 곳’을 주로 삼둥이 부모가 결정하게 한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특정한 곳에 가라고 하는 곳에서 아이들과 노는 것과 송일국이 평소 아이들과 가고싶어하는 곳에서 노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미션을 받아 마지 못해 가는 곳에서는 뭔가를 보여주려는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한 방송이 되기 쉽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지는 행선지들은 송일국이 평소 아이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곳(로망)이 많다. 여기에는 송일국의 아이에 대한 애정과 교육관 등이 담겨있다.

송일국의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가 각각 보여주는 반응 자체도 귀엽지만 ‘섬세한 남자‘ 송일국의 애정과 교육방식이 스며들어 아이들에게 알게모르게 영향을 끼치는 점들을 보는 것은 더욱 재미있는 일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작은 모습이라도 그런 점, 가령 민국이가 ‘로보카폴리 플레이파크’에서 공중 장애물을 건널때 겁에 질려 울려고 하자 대한이가 민국의 손을 꼭 잡아주는 이런 장면에 더욱 감동한다.

그러니까 요즘 예능에서는 자꾸 뭔가를 보여주려고 설정하고 준비하는 캐릭터 플레이는 잘 안통한다. 토크쇼도 있는 그대로 진짜 자기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라디오스타’에서 연애기간을 포함해 30년간 만난 아내와 지금도 아이 재우고 술을 자주 먹는다는 차태현에게 MC들이 “지겹지도 않냐” “술 먹으면 무슨 대화 하냐”고 묻자 차태현이 “주로 남 씹는다”는 말도 요즘 예능이 뭔지를 아는 베스트 답변이다.

예능 못하는 송일국과 김소연이 리얼 예능에서 뜨는 원리, 한번 배워볼만하지 않은가.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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