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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2014]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노출없는 레드카펫’에도 뜨거웠다
엔터테인먼트| 2014-10-02 20:22
[부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열기가 이제 막 가을을 맞은 부산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부산영화제가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 간 항해의 닻을 올렸다.

이날 오후 개막식이 예정된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는 일찌감치 운집한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이윽고 레드카펫에 눈에 익은 배우들이 등장하자, 영화 팬들의 함성이 고막이 얼얼할 만큼 터져나왔다. 함성 소리를 따라가다보면 영화의전당 건물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영화제의 꽃’인 레드카펫 행사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뜨거웠다. 이번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는 특히 노출 의상 논란 없이 진행된 점이 돋보였다. 영화제 측에서 노출 의상을 되도록 자제할 것을 권고한 것에 배우들이 충실하게 응답한 것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화제성을 놓친 대신, 올해 부산영화제는 대중의 관심을 영화제 자체로 돌려놓는 의미있는 한 걸음을 뗄 수 있었다.


▶정우성, 탕웨이, 김희애…레드카펫 위 눈부신 별들=이날 레드카펫에서 가장 우렁찬 환호성을 이끌어낸 스타는 단연 정우성이었다. 레드카펫을 떠난 뒤에도 정우성이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여성 관객들의 소프라노 함성이 해운대를 들썩이게 했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은 김희애와 유지태는 나이를 종잡을 수 없는 동안 외모를 뽐내며 등장했다. ‘제보자’의 유연석과 류현경, ‘카트’의 염정아 천우희 지우 등, 개봉에 앞서 출연작을 부산에서 먼저 선보이게 된 작품의 주역들은 레드카펫 위에서 팀워크 돋보이는 포즈로 관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해외 게스트 가운데 남다른 관심을 모은 것은 허안화 감독과 함께 등장한 탕웨이였다. 이날 행사는 ‘새댁’ 탕웨이가 김태용 감독과의 결혼 후 국내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탕웨이는 ‘대륙의 여신’답게 기품 넘치는 자태와 온화한 미소로 한국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 밖에 ‘맨홀’ 상영에 맞춰 부산을 찾은 김새론은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지는 미모를 뽐냈고, 어느덧 숙녀로 성장한 고아성은 레드카펫을 에워싼 팬들의 손을 일일이 반갑게 잡아주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 日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 문소리와 호흡…아시아영화인상 허안화 감독 =일본의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이 문소리와 함께 개막식 사회자로 나섰다. 와타나베 켄은 한국어 인사말을 섞어가며 시종 쾌활한 목소리로 문소리와 진행 멘트를 주고받았다. 베테랑 배우다운 순발력과 매너가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개막 선언과 함께, 화려한 불꽃이 부산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축제의 막이 올랐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개막식에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과 한국영화 공로상이 수여됐다. 수상의 영예는 홍콩의 허안화 감독(‘황금시대’)과 스위스 필름포디움 대표 코린시그리스트 오부시에르에게 각각 돌아갔다. 끝으로 뉴커런츠 심사위원단이 소개된 뒤 개막작 ‘군중낙원’의 상영이 이어졌다.


▶개막작 ‘군중낙원’…도제 니우 감독 “한·중 민족의 아픔 비슷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군중낙원’(도제 니우 감독)은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이 프로듀서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만의 금만도를 배경으로, ‘군중낙원’이라고 불리는 군영 내 공창(관청의 허가를 받고 매음 행위를 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군중낙원’의 기자 간담회에서 도제 니우 감독은 “처음 소재를 접했을 때는 많은 고민을 했다”며 “공창 지역은 1990년대에서 사라지긴 했어도 피해서는 안 될 주제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인과 중화 민족들이 겪은 아픔이나 이념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속 시대적인 문제, 가족 문제 등을 전 세계 관객들 중 한국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BIFF에는 세계 79개국 312편이 초청됐다. 지난 해보다 11편 늘어난 규모로,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98편에 달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이 세계 유수 영화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인 셈이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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