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하루 앞둔 브라질 대선, 호세프 우세
뉴스종합| 2014-10-04 09:04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을 하루 앞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면서 대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 와이보페(Ibope)가 발표한 조사에서 노동자당(PT) 호세프 대통령의 1차 투표 예상득표율은 나란히 40%로 나왔다고 3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브라질사회당(PSB)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는 두 조사 모두 24%였고,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는 각각 21%와 19%로 나왔다.

기권표와 무효표를 뺀 유효득표율은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다타폴랴 조사에서 유효득표율은 호세프 45%, 시우바 27%, 네비스 24%다. 이보페 조사에서는 호세프 47%, 시우바 28%, 네비스 22%다.

이보페는 지난달 중순부터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해온 호세프 대통령이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결선투표를 하게 될 경우에도 호세프 대통령이 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다타폴랴 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두 후보 모두에 48% 대 41%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페 조사에서는 호세프-시우바 43% 대 36%, 호세프-네비스 46% 대 33%로 전망됐다.

한때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며 돌풍을 예고했던 시우바 후보는 기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선은 오는 5일 1차 투표가 시행되고,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26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선과 함께 27명의 주지사와 연방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1, 연방하원의원 513명 전원, 27개 주의 주의원을 선출하는 투표도 시행된다. 주지사 선거 역시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남미의 취약 경제 3개국로 지목하면서 “지난 10년에 걸친 남미의 호황기가 끝나가는 명백한 징후로, 이는 남미지역에 중요한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호세프 대통령의 국가 통제주의적 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원자재 의존 경제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세프 대통령의 환율과 에너지 가격 통제는 재계의 비판을 샀고, 월드컵 인프라 예산 낭비와 국영기업 비리사건은 민심을 등돌리게 했다. 호세프의 지지율은 집권 초반 ‘브라질의 대처’로 불리면서 60%를 넘나들었지만 지난해 중반 이후 30%대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호세프의 대항마 시우바 후보는 30년 환경운동에 몸담은 ‘아마존 여전사’로 평가된다. 그는 중앙은행 자율권 강화 등 친시장주의적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FT는 이번 브라질 대선에서 시우바 후보가 승리하면 남미의 정치지도가 바뀌는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노동자당은 지난 12년 간 남미의 좌파 국가를 지원해왔지만 시우바가 집권하면 이같은 지원이 적어지면서 브라질 외교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FT는 이렇게 되면 남미 정치지형이 바뀌고 다른 지역,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서방과의 관계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시우바의 참모진은 이미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협정을 목표로 하는 한편,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도 참여하는 보호주의 무역권인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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