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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갱단’출신 美교포 등 국내서 마약 팔다 검거, 구매자들 “갱단 보복 두렵다” 진술 꺼려
뉴스종합| 2014-10-06 07:47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미국에서 마약혐의로 복역 후 추방된 재미교포와 로스앤젤레스(LA)의 폭력조직 출신 조직원 등이 국내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미국에서 들여온 대마를 서울 강남과 이태원 등지에서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LA 갱단 출신의 A(23) 씨 등 7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과 구매자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9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에서 대마 1.5㎏을 들여와 이 가운데 20g을 판매하고,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대마 100g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갱단 출신 판매책들은 수사기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美 갱단은 반드시 보복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재미교포 2세와 유학생들을 상대로 마약류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혐의로 미국에서 추방된 재미교포 2세 B(33·구속) 씨는 또 다른 교포 C(23·구속) 씨를 운반책으로 이용해 미국 현지 조직으로부터 3회에 걸쳐 대마 1.5㎏과 엑스터시 20g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운반책 C 씨는 세관의 단속이 심한 인천공항 입국을 피하기 위해 인천에 도착 후 다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 단속이 덜한 지방 공항을 이용해 마약을 들여오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들여온 대마 1.5㎏은 성인 4000명이 피울 수 있는 양으로, 이들은 현지서g당 1만5000원에 산 뒤 이 가운데 20g을 g당 15만원에 유통시켜 10배의 차익을 챙겼다.

일당 가운데 미국 LA 지역 갱단 조직원 출신 판매책 D(22) 씨는 미국에서 강도 혐의로 실형을 산 후 지난 2012년 6월 한국으로 추방돼 미국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현재 군 복무 중이고, A 씨는 작년 1월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 머물며 마약을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2명은 함께 검거된 중간판매책 3명을 통해 성인 300명이 피울 수 있는 양인 대마 100g을 유학생이나 영어 강사 등 31명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마약 구매자들이 입건된 후에도 미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에 대한 갱단의 보복을 극도로 두려워해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꺼리고 있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로 추방된 자들에 대한 자료를 받는 시스템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한 뒤 “앞으로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해외 폭력조직의 마약류 유통을 차단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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