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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인가, 강제해산인가…홍콩 사태 결말은?
뉴스종합| 2014-10-06 10:50
[헤럴드경제=박영서 베이징 특파원]홍콩 시위가 6일로 9일째를 맞았다. 시위대가 정부청사 봉쇄를 일부 푼 가운데 양측이 대화를 모색하면서 홍콩 시위가 일단 한 고비를 넘긴 양상이다. 정부 측이 대화가 결렬되면 강제진압도 불사하겠다고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시위대가 내분 조짐을 보이면서 승부의 추가 정부측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봉쇄 일부 해제, 대화 모색=시위대는 6일 아침 출근 전까지 청사 봉쇄를 풀라는 정부측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 5일 저녁 늦게 입법부 쪽 출입구 봉쇄는 풀어 6일부터 공무원들의 청사 출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 청사 정문은 열리지 않은 상태다. 일부 지역에선 도로 봉쇄가 풀렸고 시위대 숫자는 전날보다 많이 줄은 상태다.


홍콩 학생시위대는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화준비에 착수했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의 알렉스 차우(周永康) 비서장은 지난 5일 저녁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金鐘)에 모인 시위대에게 “경찰이 (안전 보장이라는) 대화의 전제 조건을 충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화 준비가 타협의 신호는 아니다”라며 “정부가 법을 공정하게 적용하지 않거나 폭력적 진압에 나선다면 대화 준비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의 8개 대학 교수들도 “정부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라”면서 학생들의 대화 방침을 지지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정부의 정상 가동을 위해 청사와 연결된 통로의 봉쇄와 도로점거를 풀 것을 전제로 학생지도부와 공개 대화를 제안했다.

상황이 완화되면서 문을 닫았던 학교도 수업을 재개했다. 홍콩 교육국은 시위 영향으로 휴교에 들어갔던 완자이구(區)와 중서(中西)구 소재 중학교가 6일부터 수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교육국 관계자는 중학교에 이어 유치원, 초등학교도 상황을 보면서 조만간 다시 문을 열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 내부분열 조짐=시위대 내에서 봉쇄 해제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시위대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일 홍콩 밍바오(明報) 등 홍콩매체들은 시위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위대 내부가 대화론자자와 강경론자 간 갈등으로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 지도부는 중고교생 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 대학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 등 3개 조직이 뒤섞인 상태다. 일부 강경파 학생들은 정부와의 대화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정부 청사 봉쇄와 몽콕(旺角)점거를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시위대는 대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양측이 접점을 찾기가 쉽지않다. 홍콩 정부는 대화를 위한 협상이 결렬되면 강제진압도 불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학생 지도자들은 “정부가 물리력을 이용해 시위자들을 해산한다면 대화 여지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시위로 인한 매출과 업무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있는 상점주, 택시운전자, 기업들은 점거활동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이에따라 시위대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시위대의 동력이 약화되면 반대로 정부의 대응은 강경해질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대의 입장이 불리해지는 양상이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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