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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우려 커지는데, 리서치는 뒷북만
뉴스종합| 2014-10-07 09:48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3분기 실적 시즌이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로 불안한 첫발을 내디뎠지만 투자자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리서치센터들은 요지부동이다.

7일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목표주가 하향 건수를 집계한 결과, 모두 46개 기업에 대해 78건의 레포트가 발간됐다. 기대수익을 낮춰야 한다는 메시지가 줄을 이은 것이다.

목표주가가 이렇게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것은 일종의 관행 탓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사이의 괴리율이 커지면 애널리스트 스스로 부담스러워할 뿐 아니라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목표주가 조정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가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인 주가에 자신의 예측을 맞추는 것이다.

반면 투자의견 하향은 단 7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 것이 대부분으로, ‘매도’ 의견은 단 한 건도 없다. 심지어 목표주가를 30% 이상 크게 깎으면서도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절대 다수다.

이는 현 주가 수준을 따져보면 충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승여력이 20~30% 이상이면 증권사는 매수를 권유한다. 때문에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반드시 한 방향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생각해보면 기존 목표주가를 세울 때 지나치게 고평가했거나 주가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단 뜻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덕산하이메탈 목표주가를 불과 한 달 새 40%나 깎았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할 일인데 주가가 크게 빠져 목표주가를 조정해야 한다면 자신의 분석이 틀렸단 뜻”이라며 “그렇다면 무엇을 잘못 보았는지 솔직한 반성과 고백을 하고 그럼에도 매수를 유지한다면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마치 변명거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주가는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것인데 길게 보지 못하고 조급증에 걸려 있다”며 “애널리스트 스스로 분석과 예측에 자신이 있다면 주가가 크게 빠졌을 때 오히려 목표주가를 고수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살 기회라고 해야 할 텐데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벌어지는 상황을 쫓아가기 급급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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