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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심한 외국인’에 흔들리는 코스피…결국 정부에 달렸다
뉴스종합| 2014-10-07 10:06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강(强)달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2100선에 육박했던 코스피 지수가 한 달 보름 만에 1970선까지 미끄러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되고 증시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어느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 들어 지난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823억원을 한꺼번에 팔아치웠다. 불과 3거래일 만에 9월 한달 순매도액(622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일 외국인이 순매도한 3858억원은 올해 3월 14일(4773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의 이 같은 변심의 원인은 단연 환율이다.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는 코스피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달러 강세의 요인은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국의 통화 정책 차이와 미국의 경기 회복세까지 반영한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단기적으로 마무리 될 이슈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원화를 뛰어넘는 엔저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됨에 따라 달러 강세ㆍ엔화 약세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엔ㆍ달러 환율의 전고점이 달러당 130엔대이므로 중장기적으로 그 정도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환율 악재가 고정변수로 굳어진 상황에서 정부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배당 확대와 가계소득 증대라는 ‘초이노믹스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지난 7월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691억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연달아 발표했던 한국은 정책효과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상황에서 대외 환경의 변화가 많지않은 10월 증시에서는 정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향후 주목할 정부 정책으로 ▷엔저 대응책 ▷증시 활성화 정책 ▷소비의 실질적인 부양책 등 3가지를 꼽았다. 


당장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시장은 집중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엔화 약세와 경기침체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의 인하 가능성을 점치지만 외환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달 중 발표 예정인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도 중요 변수로 꼽힌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가격제한폭을 기존 15%에서 30%까지 확대키로 하는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의지는 강하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증권주의 상승 모멘텀으로 다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부처간 이견을 보이는 증권거래세 인하 여부도 시장에서 주목하는 정책이다. 금융위원회는 증권거래세 인하 카드가 침체된 증시를 살리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기획재정부 측에서는 세수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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