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100원 받아 105원 썼다” 車보험 적자 심화
뉴스종합| 2014-10-07 11:08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올해 자동차보험의 적자 폭이 심화될 전망이다. 크고 작은 사고로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상반기에 이미 적자를 보고 있다. 보통 상반기에는 이익을 내다가 하반기 들어 적자로 돌아섰는데, 올해는 상반기부터 적자라는 점에서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올 1~7월 12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합산비율(손해율과 사업비율의 합)은 105.7%로 집계됐다.

이 비율이 100%보다 높으면 손해, 낮으면 그 만큼 이익이다. 합산비율이 105.7%라는 것은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에게 받은 보험료가 100원인데 반해 인건비와 마케팅비용 등으로 지출한 돈과 사고로 지급된 보험금으로 105.7원을 썼다는 뜻이다. 적자라는 얘기다.

회사별 합산비율을 보면 MG손보가 147.6%로 가장 높았고, 메리츠화재 113%, 흥국화재 111.3%, LIG손보 110.3% 순으로 높았다. 이어 악사(AXA)손보 108.6%, 롯데손보 108.2%, 한화손보 108.1%, 현대해상 107.7%, 더케이손보 106.6%, 동부화재 104.9%, 하이카다이렉트 102.5%, 삼성화재 100.2%다. 모든 손보사들이 적자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이 만성적인 적자사업이지만, 연간 사이클을 분석하면 그나마 상반기 중에는 이익을 내다가 하반기에 손실이 커지면서 적자로 전환됐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도 적자를 냈다.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에는 사고경감에다 보험료가 들어오면서 흑자를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 태풍과 나들이 차량 증가로 사고가 많아지면서 적자 폭이 커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적자를 내고 있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하이카다이렉트는 지난달 300억원의 후순위 차입을 단행했으며, MG손보는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사업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로 상당히 낮춘 상태”라며 “잦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출되는 보험금이 많아지고 있다. 손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보험료의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건수제(사고 경중을 중시하는 현행 ‘점수제’에서 사고 건수만을 따지는 ‘건수제’로 전환) 및 음주ㆍ무면허 사고부담금 상향 조정 등 실효성 있는 각종 제도들을 신속히 시행해 자동차보험을 정상화해야 한다. 그래야 무사고자 등 선의의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이 완화되고 혜택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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