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공공기관, 예산ㆍ임금 ‘퍼주기’…12조 2000억원 낭비
뉴스종합| 2014-10-07 14:40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55개 공공기관 및 금융공공기관이 노사 이면합의를 통해 인건비를 방만하게 집행하고, 사업검토도 부실하게 해 무려 12조2000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공공기관도 인건비 지출이 방만했던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7일 공공기관 경영관리 및 감독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한국전력과 기업은행 등 공공기관 33곳에 대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2단계에 걸쳐 심층감사를 진행했고, 서면자료 분석을 토대로 비위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22개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원포인트’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식품연구원 등 55개 공공기관은 노사이면합의를 통해 임금을 과다인상하거나 사업비 예산집행 잔액을 이사회승인 등 적법절차없이 집행하고 은폐하는 방식으로 1조2055억원을 방만집행했다.


항목별로는 ▷인건비·복리후생비 부당편성 및 집행(7600억원) ▷성과급ㆍ퇴직금ㆍ사내근로복지기금 부당편성 및 집행(4020억원) ▷불필요한 조직운영에 따른 예산낭비(400억원) ▷직무관련 뇌물수수 및 공금횡령(35억원) 등이다.

가스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은 가스나 수도 등의 공공요금을 과다하게 인상하는 방식으로 1조원대의 부담을 국민과 기업에 떠넘겼다. 또 LH 공사 등 17개 기관은 사업경제성이 결여된 사업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투자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초래하고 예산을 낭비한 규모가 무려 10조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적발사례 가운데 인건비를 방만하게 집행한 교통연구원장, 국방기술품질원장, 광주과학기술원장, 식품연구원장 등 기관장 4명에 대해 적정한 인사조치를 하도록 소관부처에 통보했다. 또 공항환승편의시설 업체선정 대가로 업체리스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등 비리혐의자 16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증권공공기관을 포함한 13개 금융공공기관의 경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2013년 기준 평균 인건비는 8954만원으로 민간금융회사의 1.2배였고, 비급여성 복리후생비는 394만원으로 민간금융회사에 비해 31% 많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민간 금융회사의 인건비가 2011년 이후 정체되다가 하락한 반면 금융 공공기관의 인건비는 계속 인상돼 인건비 격차가 2011년 7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1610만원으로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최근 이들 금융공공기관의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부당하다는 것이 감사원 판단이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이 하루 8시간 근무한 것에 비해 13개 금융공공기관 중 12개 기관의 근무시간 규정은 7∼7.5 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현행 법령과 정부지침에도 위반되지만 금융권 내 오래된 관행과 노사합의를 이유로 인건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구조적 방만’이 만연했다”고 꼬집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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