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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침체에 경쟁과열…갈수록 싸지는 펀드 수수료
뉴스종합| 2014-10-08 11:12
펀드 수수료 이외에 투자자가 추가로 지불하는 제반 비용들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자 입장에선 반길 일이지만 자산운용사는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전반적인 펀드시장 침체와 자산운용사 간 과열경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판매보수와 매매중개수수료율의 경우 역대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 시장의 평균 총보수는 지난 8월말 기준 0.743%을 기록했다. 이는 2004년 11월(0.72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펀드 수수료는 선취의 경우 0.90%, 후취는 1.07%로 집계돼 최근 3년 동안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펀드 투자자가 수익률의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크게 수수료와 보수로 나뉜다. 수수료는 투자자가 펀드를 매입하거나 환매할 때만 내면 되지만, 보수는 매년마다 펀드 잔액의 일정 비율로 계산해서 지불한다.

보수의 종류도 여러가지다. 그중에서도 펀드 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보수와 증권ㆍ은행ㆍ보험사 등 판매사에 지급하는 판매보수의 비중이 가장 크다. 여기에 수탁보수와 기타보수 등을 더해 총보수를 산출한다.

최근 몇 년간 운용보수와 판매보수의 급격한 내림세가 눈에 띈다. 운용보수는 펀드붐이 불었던 2007년 12월 0.582%까지 올랐지만 해마다 감소하면서 올해 8월에는 0.311%까지 내려앉았다. 판매보수 역시 0.456%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3년 전산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중개수수료율도 8월말 기준 0.0976%를 기록하며 전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0.01% 아래로 떨어졌다. 매매중개수수료율은 펀드 내에서 주식을 사고 팔때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를 말한다. 투자자가 체감하기는 쉽지 않지만 매매회전율이 높아질수록 수익률도 깎이게 된다. 채권을 담고 있는 채권형펀드는 매매회전율이 거의 없는 반면 주식형펀드는 상대적으로 높다. 이처럼 펀드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이 하락하면서 투자자 부담은 줄었다. 반대로 침체된 운용업계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판매보수는 정부가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면서 인하된 영향이 크지만, 운용보수 감소는 기관투자자 비중 증가, 시장 침체 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운용보수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계속될 경우 일부 상위 운용사를 제외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고사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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