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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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2014-10-10 11:09

▶적을 만들다/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열린책들=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사상가인 움베르토 에코가 2000년 이후 10년 동안 고전 모임, 문화 행사, 강연, 에세이, 학회, 정기간행물,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발표했던 14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이자 첫번째 칼럼인 ‘적을 만들다’는 파키스탄 출신의 택시 운전기사로부터 받은 ‘당신의 적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인종 차별, 인접국에 대한 비난, 여성 비하, 마녀 재판과 같은 역사와 국제정세를 돌아보며 적을 만들어야 존재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소설, 철학, 평론, 기호학, 언어학, 미학 등 다양한 주제로 에코다운 통찰과 유머, 글쓰기를 보여준다. 부제가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이다.


▶이노센트/이언 매큐언 옮김, 문학동네=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 ‘어톤먼트’(‘속죄’)의 원작 소설가로 유명한 이언 매큐언의 장편 소설로 원저는 지난 1990년 출간됐으며 이사벨로 로셀리니,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동명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1955년을 배경으로 평범하고 순진한 청년이자 영국 체신국 전신기사였던 주인공 레너드 마넘이 미국-영국의 합동 첩보작전에 동원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물 다섯 살이 되도록 부모님과 살면서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하기만 했던 레너드는 국가적 비밀작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게 된다. 자신의 업무를 관할하는 미국인 장교와 우정을 쌓아가는 와중에 영국 정부로부터의 비밀지령에 의해 미국인들의 기술을 몰래 빼돌려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한다. 한편으로는 미국인 장교를 따라간 무도회장에서 아름다운 독일 여인 마리아를 만나 새로운 사랑과 쾌락에 눈을 뜬다.

▶다빈치, 비트루비우스 인간을 그리다/토비 레스터 지음, 오숙은 옮김/뿌리와이파이=부제가 ‘인체비례도에 얽힌 2000년 서양문화이야기’다. 비트루비우스 인간은 1490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원과 정사각형 안에 팔다리를 내뻗고 있는 모습으로 그린 남자를 가리킨다. 오늘날 세계적인 도상이 된 이 그림은 커피잔에서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곳에서 등장하지만, 정작 그 그림의 제목과 사연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저자 토비 레스터는 그 상징적 그림에 담긴 비밀을 풀고 미술과 사상의 역사를 솜씨좋게 엮어냈다. 2000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저자는 비트루비우스 인간이 소우주론, 곧 인체가 바로 작은 세계라는 관념을 담고 있으며, 나아가 다빈치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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