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토슈즈 벗은 국립발레단
라이프| 2014-10-10 11:09
강수진 단장 취임후 첫 모던 발레
‘교향곡 7번’ ‘봄의 제전’ 선정
‘16일부터 19일까지 예술의 전당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취임 후 처음으로 선정한 작품 ‘7번 교향곡’과 ‘봄의 제전’이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발레 팬들에게는 다소 낯선 모던 발레지만 좋은 좌석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지난 7일 오후 국립발레단 ‘봄의 제전’ 연습실에서 여자 무용수들은 발레복이나 트레이닝복이 아닌 몸에 완전히 밀착되는 레오타드를 입고 트레이너 브로웬 커리의 지도를 따르고 있었다. 남자 무용수들은 상의를 벗고 팬티 차림이었다.

무용수들은 안에 석고가 들어있는 토슈즈 대신 천으로 된 신발을 신었다. 본 공연에서도 이같은 복장으로 무대에 선다.


이번에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모던 발레 ‘봄의 제전’은 무용가 글렌 테틀리가 안무한 작품이다. 스트라빈스키의 곡이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며, 봄의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슬라브족의 원시적인 제전을 주제로 삼고있다.

기존 클래식 발레처럼 우아하게 발끝으로 서는 동작이 없기 때문에 무용수들은 토슈즈를 신지 않는다. 대신 무용수들은 두 손을 위로 뻗어 주먹을 쥐고 웨이브를 추며 한바퀴를 도는 등 마치 현대무용과 같은 움직임을 선보인다.

클래식 발레에서 자주 보듯 남자 무용수들이 여자 무용수를 두팔로 가뿐하게 들어올리는 동작도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허리를 한팔로 감고 들어올리거나,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 무용수를 두 손바닥으로 힘들게 받쳐들고, 여자 무용수를 등에 매달고 바닥을 기어가는 동작 등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근육에 무리가 가는 움직임이 많다보니 이영철 수석무용수는 팔과 어깨 전체에 테이핑을 하기도 했다. 여자 무용수들도 동작 하나를 마칠 때마다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2월 입단한 준단원 정은영(21)을 주역인 대지의 여신으로 무대에 세우는 파격도 선보인다.

정은영은 “학교 다닐 때 모던 발레를 많이 해봤지만 이 작품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움직임이 많아서 힘들었다”며 “토슈즈를 신지 않아서 발은 편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을 많이 쓰다보니까 똑같은 시간을 연습해도 기존에 비해 체력 소모가 훨씬 많다”고 전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에 맞춰 독일 안무가 우베 숄츠가 안무를 짠 ‘교향곡 7번’ 역시 국립발레단이 처음 시도하는 장르다. 발레 동작을 감안해 작곡된 발레 음악이 아니라 음악에 맞춰 무용수들이 음표처럼 움직여야 한다.

특히 무용수의 동작과 음악이 정교하게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음악감독인 제임스 터글이 내한해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강 단장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단원들을 클래식과 현대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무용수로 성장시키기 위해 이 두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사진제공=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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