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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 20년…한강교량 안전성평가 ‘A등급’
뉴스종합| 2014-10-15 11:20
천호대교 등 내진 1등급으로 보강…1인 1시설물 전담주치의도 구성


지난 8월 ‘싱크홀(동공)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어떻게 땅이 꺼질 수가 있을까.’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총 7개의 싱크홀이 발견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길이(연장) 80m, 깊이 4~5m, 폭 5~8m 규모의 대형 싱크홀도 나왔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나지 않은 게 천운이었다. 싱크홀 논란은 14일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됐다.

20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40분. 서울 성수동과 압구정동을 잇는 성수대교 교각 일부가 순식간에 한강 아래로 무너졌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다리 위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이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에 있는 학교로 등교하던 꽃다운 여중고생들이 희생됐다.

당시에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 멀쩡한 다리가 무너질 수 있을까.’ 국민들은 경악했다. 당시 말단 공무원으로 현장에 투입된 A구청 과장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수습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회의감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 이후 한강교량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한강교량 안전관리는 크게 6가지 부문에서 강화됐다. ▷낙교방지턱 설치 ▷온라인 안전감시시스템 구축 ▷1인 1시설물 전담주치의 제도 도입 ▷정기점검ㆍ정밀점검ㆍ정밀안전진단 의무화 ▷노후 교량 내진 보강 ▷수중 교량 구조물 점검 등이다.

낙교방지턱은 1997년 성수대교를 재설치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구조물로, 교량이 끊어지더라도 한강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된 이중 안전장치다. 낙교방지턱은 지진 발생에 대비할 수 있도록 내진 1등급으로 설치됐다.

서울시는 교량에 정밀한 계측장치를 설치해 육안으로 파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교량의 미세한 움직임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온라인 안전감시시스템도 구축했다. 현재 사장교, 트러스교 등 특수교량 1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강교량에 대한 안전점검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특히 성수대교 붕괴사고 직후 제정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연 2회 정기점검, 1~3년마다 1회 정밀점검, 4~6년마다 1회 정밀안전진단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성수대교의 경우 지난 2011~2012년 실시된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정밀안전진단에서 상태평가 B등급, 안전성평가 A등급을 받았다.

서울시는 또 1인 1시설물 전담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2010년부터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전담주치의가 한강다리, 터널, 지하차도 등 주요 도로시설물을 1개씩 맡아 놓치기 쉬운 사소한 곳까지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1996년 이전에 건설돼 내진 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천호대교, 올림픽대교 등 10곳은 진도 7~8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1등급으로 보강했고, 물속에 잠겨있는 교량 기초구조물를 점검하기 위한 수중 점검선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교량은 20개로 공사 중인 암사대교와 월드컵대교가 완공되면 22개로 늘어난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한강교량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안전진단 B등급 이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성수대교의 경우 43.2t까지 통과할 수 잇는 1등교로 성능이 대폭 상향됐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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