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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에볼라 고아’의 눈물…친척마저 외면
뉴스종합| 2014-10-21 10:52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에볼라 바이러스가 휩쓸고 있는 서아프리카에서 최근 고아가 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루아침에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것도 모자라, 전염을 우려한 친척들이 아이 맡기를 꺼려 천애고아가 된 이들이 급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에서 에볼라로 부모를 여읜 고아들이 친척의 외면 속 외톨이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에볼라로 서아프리카에서 현재까지 최소 4555명이 사망한 가운데, 부모 중 한쪽이나 양친을 모두 잃은 아이들은 4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추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기서 더 나아가 5000여명의 아이들이 에볼라로 고아가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10세 소년과 그의 사촌 여동생의 모습. 이들은 모든 친척들이 맡기를 거부해 고아원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자료=CNN 방송 캡쳐]

문제는 이러한 ‘에볼라 고아’의 수가 앞으로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살필 곳이 없다는 데 있다.

시에라리온의 경우 국가적인 보육시스템이 아예 전무한 상태라고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지적했다.

특히 고아가 된 아이들을 부양해야할 친척들이 전염을 우려해 이들을 맡아 기르기를 거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들이 아무런 에볼라 증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돌아오는 냉대는 마찬가지다.

라이베리아 뉴조지아에서 에볼라 고아 원조 활동을 하고 있는 목사 존 가티는 “친척의 외면을 받는 고아들을 보는 것도 지쳤다”면서 “가족 중 일부가 에볼라로 죽으면 누구도 생존자를 만지거나 말을 섞으려 하지 않는다”고 실상을 전했다.

유니세프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 담당 마누엘 폰테인 국장은 “에볼라가 사회적 풍조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보통 대가족(친척)이 고아가 된 아이들을 받아들였지만, 에볼라에 대한 공포가 가족 간의 유대를 끊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볼라가 아픈 아이를 위로하는 등의 기본적인 인간적 반응을 잠재적 사형 선고로 바꿔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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