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러 제재 후폭풍…‘유럽의 공장’ 독일 경제 3중고
뉴스종합| 2014-10-22 11:01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태 후폭풍으로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의 역풍이 독일 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컸던 까닭에 수출 감소와 경제성장률 저하, 실업 증가로 이어지는 연쇄효과를 겪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제조업 강국이자 ‘유럽의 공장’으로 유로존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독일은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3분기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경우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고했다.

독일 수출 및 실질 GDP, 실업률. [자료=FT, 톰슨로이터, IMF]

독일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1.8%에서 1.2%로 하향조정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은 2.0%에서 1.3%로 내려잡았다.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는 독일 수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8월 독일 수출은 전달인 7월대비 5.8%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또한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마이너스 4.3%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독일의 러시아 수출을 보면 15.5% 감소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출도 32%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수출 감소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독일은 2009년부터 금융위기에서 신속하게 벗어났고, 신흥국 시장의 수요 급증 덕분에 기계, 화학, 자동차 분야 수출이 크게 늘었다. 한동안 낮은 실업률을 유지했지만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제위기의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하면서 독일 노동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지멘스 홈페이지]

농기계 부품 제조회사인 마쉬넨바우 다메는 130명 임직원 가운데 12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임시직 직원 8명도 벌써 내보냈다. 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해 트랙터, 추수기계 등의 수요가 줄어 생산량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향후 1년 간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랙터, 농기계 제조사인 펜트는 올해 상반기까진 무난했으나 이후 동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기계 주문이 줄어들며 생산량을 줄이고 임시직 직원을 내보냈다.

회사 측은 바바리아 지역 2개 공장근로자 4000명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이며 영구직 직원도 해고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럭제조사인 만(MAN)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공장근로자 4000명이 이달부터 근로시간을 줄였다. 러시아 주문이 줄고 유럽 전반의 수요가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사진=지멘스 홈페이지]

포드 쾰른 공장 역시 소형차 수요가 줄어들며 1만7300명 근로자 가운데 4000명이 11월 중순까지 매주 4일의 휴식기간을 갖는다.

지멘스는 대형 가스 터빈 수요 감소로 에너지 사업부 직원을 감축하며 폴크스바겐도 지난 7월 임시직 고용 감소 등을 포함한 50억유로의 비용절감 계획을 밝혔다.

한편 독일은 프랑스와 유럽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경제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엠마누엘 마크론 프랑스 경제장관 등은 베를린에서 양국 경제 장관 회의를 열고 약화된 유로존 성장세를 개선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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