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학자금 대출, 평생 빚지고 살게 될지도…
뉴스종합| 2014-10-24 11:52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학자금 대출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소 팔아 대학보낸다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다. 학자금 대출은 청년실업과 더불어 대한민국 20대의 최대 고민, 그런데 미국도 다르지않다. 심지어는 40년 전 대출을 받아 70세가 넘어서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0~30년 뒤 우리의 모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회계감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노년층의 학자금 부채는 28억달러였으나 지난해 182억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국민 가운데 70만6000명이 학자금 대출로 인한 부채를 지고 있었으며 64세 이하 국민들의 경우 2200만 명에 달했다.

또한 사회보장제도의 지원을 받아 학자금 대출을 갚는 사람은 2002년 3만1000명에서 지난해 15만50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전체의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르렀다.

영국 BBC방송은 23일(현지시간) 이같은 노년층 및 취약계층의 학자금 대출 문제를 지적하며 몇 가지 사례를 들기도 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플로리다주 시트라에 사는 72세의 재닛 리 듀프리는 스페인에서 대학을 다니며 학부과정을 마치기 위해 1971~1972년에 3000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돈은 1만6000달러의 빚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그는 돈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듀프리는 “나는 알코올중독자고 에이즈에 걸려있다”며 “채무를 감당할 수 있었고 나는 아팠지만 빚을 갚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65세가 되어서야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아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그가 주에 30시간씩 약물남용 상담가로 일하면서 돈을 갚으라는 통보가 왔다.

57세의 로즈마리 앤더슨 역시 학자금 대출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부채는 짐으로 남아있다. 그는 1991~2000년 대학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마치기 위해 6만4000달러의 빚을 졌다. 그러나 곧 ‘부채 지옥’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24년 전 남편과 이혼했고 몸도 성치 않아 종일(full time) 일하기가 어려웠다. 금융위기가 닥치며 봉급도 줄어들었다.

현재 빚은 배로 늘어나 12만8000달러에 이르렀다. 그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 부채를 줄이고 있다.

BBC는 미국에서 부동산 대출같은 경우 파산신청을 하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학자금 대출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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