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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후끈한데 여론은 미지근…개헌 온도차 ‘뚜렷’
뉴스종합| 2014-10-26 08:32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정치권이 연일 개헌 논란으로 가열되는 것과 달리 전반적인 여론은 상대적으로 열기가 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헌 논의 시기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처럼 ‘지금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우세적으로 더 많아 정치권과 여론 간 온도차가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32명에게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물은 결과 ‘(매우+어느 정도) 관심 있다’가 46%, ‘(별로+전혀) 관심 없다’가 48%로 양분됐다. 6%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회의원 150명 이상이 개헌추진 모임에 참여하고 있고, 230여명이 찬성 의견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여론의 절반은 개헌에 그리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이다.

특히 전반적으로 지금 개헌을 논의하는 것이 ‘이르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지금은 경제 살리기를 우선해야 하며 개헌 논의는 국가 역량을 분산시킬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응답자의 54%는 ‘공감한다’고 답했다. 36%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김태호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정치권에서 예상하고 있지만, 과반의 여론은 이에 상반되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여론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운데 개헌 논의가 여론을 앞서가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 측은 “정치권에서는 국정감사 기간 중에도 연일 개헌 논란이 끊이지 않아 자칫 ‘그들만의 공방’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8월 조사에서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우리나라의 당면 과제 1순위는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안전ㆍ재난 대책 마련’, ‘세월호 문제 수습’, ‘빈부 격차 해소’, ‘물가 안정’ 등이 꼽혔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달부터는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에서 ‘경제 문제’ 지적이 매주 늘고 있어 국정감사 이후 개헌 논의에 대한 추이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치권은 개헌이 주요 쟁점으로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사진>이 개헌에서 한발 물러선 김무성 대표에 반발해 돌연 최고위원 직에서 물러나 그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도 연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개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가 “제왕적 행태”라고 비판한 데 이어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청와대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청와대 견제에 강도를 높였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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