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김태호의 난’ 김무성 체제의 위기? 찻잔속의 태풍?
뉴스종합| 2014-10-26 11:38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최지근거리의 보좌관 마저도 “당황스러웠다”고 할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에 뒷말이 무성하다.

하지만 그 배경과 결단의 이유, 그리고 앞으로 여권내에 미칠 파장 등은 해석이 엇갈린다.

전당대회 3위라는 이변을 연출하며 최고위원에 올랐지만, 대권주자로 거론될 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김 의원이 몸값을 높이기 위한 비장의 카드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일단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김무성 체제가 굳건하고, 이완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타결시키며 주목받는 모습에 자신의 입지가 불안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중진의원은 최고위원직 사퇴를 이렇게 평했다.

“김 대표에 가려 최고위에서 본인 목소리를 못내고 관심받지 못했기 때문에 개헌론을 앞세워 치고 나가려 했던 것 같다. 아마도 개헌의 중요성을 얘기하려다가 스텝이 꼬인 것 같다. 정기국회 때 경제활성화법 처리하고 나서 개헌 논의하자는 것은 김 대표의 생각과 다를 바가 없다”

한편 김 의원이 사퇴의 변을 밝히며 “박 대통령에 염장을 뿌렸다”고 한 것을 두고 친박계와 사전 교분을 통해 김 대표를 흔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입지 확장을 위해 친박계와 손잡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친박계에서 “김 의원의 사퇴와 우리는 상관없다”고 부인하고 나서며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김 의원의 사퇴가 향후 김무성 체제의 새누리당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자리가 공석이 되며 궐위시 30일 이내 재선출을 규정한 당헌 당규상 전국위원회를 통한 차기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 위원의 빈 자리에 어떤 인사가 합류하게 되느냐다. 다음 총선의 분수령이 될 당협위원장 교체를 다룰 조강특위가 본격 가동하면서 한껏 몸을 움츠렸던 친박계의 반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당대회서 2위를 기록한 서청원 최고위원과 지명직 이정현 최고위원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명의 친박계 최고위원이 합류하게 된다면 김무성 체제의 순항에 큰 암초로 작용하게 될 공산이 크다.

향후 김 의원의 사퇴가 당내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지, 아니면 김 의원 개인의 돌출 행동에 따른 찻잔속의 태풍으로 마무리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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