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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내린 스마트폰들, 아이폰6 때문?
뉴스종합| 2014-10-27 08:53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아이폰6ㆍ아이폰6플러스의 출시를 앞두고 국내 스마트폰들의 출고가 인하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개를 꼿꼿하게 세웠던 이통사와 제조사가 아이폰6 열풍을 우려해 몸값을 낮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아이폰6의 출고가를 70만 원대로 정했다. 이는 최고 90만원대까지 거론되던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애플 제품을 처음 선보이는 LG유플러스의 선제적인 가격 정책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도 아이폰6의 가격대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6가 예약판매를 앞두고 ‘적정 가격대의 살 만한 단말기’로 떠오른 것이다.

높은 출고가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던 국내 스마트폰들도 몸값을 내렸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의 지원금을 10만 원 올려 판매가를 74만7000원으로, ‘갤럭시S5 광대역 LTE-A’에는 지원금 6만원을 더해 66만9800원이란 가격대로 구매 매력을 높였다. SK텔레콤과 KT도 비슷한 규모로 지원금을 올리면서 출고가 인하 노선을 같이 했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다. 마치 아이폰6 출시때문에 잔뜩 웅크린 상황이 연출됐다.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 실익의 현실화지만아이폰6 눈치보기로 전락해 버렸다. 일각에선 “정부가 못 내리던 스마트폰 출고가를 아이폰6가 이뤄냈다”는 비아냥까지 할 정도다.

아이폰6의 예약 열풍이 뜨거운 상황도 이통ㆍ제조사의 시샘과 질투를 부르는 요인이다.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꿈쩍도 안하던 소비자들이 아이폰6에 반응한다는 사실은 달갑지 않은 현실이다. 실제 24일 KT는 아이폰6 예약가입을 진행한 지 30분 만에 5만대가 동났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예약가입 현황도 예년 이상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예약 가입이 실제 가입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붐’은 단통법으로 침체된 이통시장에서 아이폰6의 기대감이 현실화 된 부분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 예약가입 붐이 생각보다 뜨거워 업계 내부에서도 놀라고 있는 눈치”라며 “하지만아이폰6의 정확한 출고가와 지원금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이통사에 중복 예약한 가입자도 많을 것”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제조사다. 아이폰6로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한 이통사와는 달리, 제조사는 판매량을 개선할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단통법으로 인해 높은 출고가 비판이 이어진 상황에서 인하된 가격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데다, 단말기 교체 수요를 흡수하기는 커녕 애플에게 뺏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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