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탄생 불발…구설만 수두룩
지난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이 국감에서 불거지면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으로 확장된 단초가 됐다는 것과 비교하더라도 올해 국감은 ‘맹탕’이었다는 평가다. ‘희화화 된’ 국회의원들이 많은 탓에 ‘개그맨들의 생계가 위태롭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달리 ‘설화’가 많은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올해 국감에선 ‘노인폄훼 발언’으로 별 하나를 추가했다. 설 의원은 최근 ‘대통령 연애’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 윤종승(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79세면 쉬셔야죠”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돌직구’ 화법을 구사하는 설 의원의 말이 올 국감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야당 의원을 향해 ‘쟤’, ‘빼딱’ 등의 험담을 주고 받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뭇매를 맞았다.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과 정미경 의원이 ‘쟤는 뭐든지 빼딱!’ ‘이상하게 저기 애들은 다 그래요’라고 적힌 메모를 주고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논란이 일자 정미경 의원은 ‘사과’했고, 사과를 거부하던 송 의원은 ‘유감’으로 사과를 대신했다.
‘누드 심재철’과 ‘터치 박희태’의 뒤를 잇는 ‘비키니 성동’도 이번 국감서 빠질 수 없는 ‘구설’ 리스트에 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휴대전화로 비키니를 입은 금발의 외국여성 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터넷에선 ‘새누리당은 힘이 세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권 의원의 ‘잘 못 누른 것’이라는 해명도, 1년여전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의 해명과 판박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국감이 ‘카톡 국감’이라 칭할 정도로 국감을 뜨겁게 달궜던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도 ‘구설’을 남겼다. 이 대표는 “검찰의 감청 영장 제시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감장에서 밝혔다. ‘고객의 정보를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 대표의 한마디에 ‘법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 여론도 많았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 책임자였던 이준석 선장이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아 맥빠진 국감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 선장을 대신해 나온 4명의 증인들은 모두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방어권을 행사했다. 국감장에 나오기 직전까지 수일간을 재판에 참석하면서 갈고 닦은 ‘자기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