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英 13년만에 아프간 ‘철군’…참전 평가 여론 분분
뉴스종합| 2014-10-27 10:48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사망자 453명, 참전비용 190억파운드….’

영국군이 마지막 전투작전활동을 마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 첫 발을 들인지 13년 만이다.

13년의 아프간 전쟁은 영국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영국은 미국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으로 참전해 수백 명의 인명피해를 감수하고 막대한 작전비용을 들이는 등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내부적인 평가도 분분하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여전히 군사고문단 500명을 남기기로 했다.

영국 BBC방송이 국방부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병사들의 수는 453명이다. 2009년은 영국군에 있어 최악의 해였다. 한 해 동안 무려 108명이 숨진 것이다.
[사진=영국 국방부(MOD)]


총 작전비용은 190억파운드(약 32조3000억원)에 달했다. 참전한 군인의 수만도 14만 명에 이른다. 가장 절정을 이뤘던 것은 2009년으로 한 해동안 137곳의 기지를 운영했고 1만 명의 병력이 주둔했다.

영국군은 26일(현지시간) 아프간 헬만드주에 위치한 배스천(Bastion) 기지에서 마지막 유니언잭(영국국기)를 내림으로써 전투작전활동을 마감했다. 이 기지는 지난 2006년부터 영국군의 아프간 본진으로 사용된 곳이었다. 인접부대인 레더넥(Leatherneck) 기지에서도 마지막 미 해병대가 철수를 위한 국기 하강식을 가졌다.

이날 마이클 펄론 영국 국방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동안의 작전활동을 ‘실수’라는 단어로 평가했다. 그러나 “많은 것을 이뤘다”며 장병들의 희생을 치하했다.

그는 “우리 군의 놀라운 희생은 강력한 아프간 보안군을 만들기 위한 기초를 다졌고 아프간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인 권력이양을 가능케 했으며 영국에 대한 테러 공격의 진원지가 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펄론 장관은 그러나 “10년 전, 13년 전을 돌이켜 보면 군사적으로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정치인들에 의한 것이었다”며 “초반 개전 당시 병력 파견도 많지 않았고 장비도 좋지 않았다. 이번 전쟁에서 잘못된 것들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배스천 기지는 아프간 재건을 위해 건설됐지만 탈레반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 기지 둘레는 22마일(약 35.4㎞)에 달한다. 현재는 대략 300명 가량의 영국군이 철수대기중이다. 다국적군은 연말까지 철수를 완료한다.

한편 지난달 30일 미국과 아프간은 다국적군 철수 이후에도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할 수 있도록 하는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따라 미군 약 1만 명 가량이 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으며 2349명이 사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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