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단통법 한 달…시장이 변하고 있다
뉴스종합| 2014-10-30 11:56
번호이동 첫주보다 122% 증가
중고폰 가입자도 88% 급증…대리점·소비자 빠른 적응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 한달이 됐다.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이라는 기본 취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불만은 커졌고, 일선 영업점들도 연일 거리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예상 못했던 부작용도 분명히 나왔지만, 그에 못지 않은 긍정적인 신호들도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3주만에 번호이동건수가 122%늘어나는 등 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중고폰 가입자도 88%가 늘었다.

▶단통법에 적응하는 시장= 단통법 시행 3주차인 지난 21일 기준 번호이동 실적은 첫 주 대비 122% 늘었다. 단말기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의 신규ㆍ기기변경ㆍ번호이동 가입률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상향 조정하면서 경쟁도 활성화되고 있다. 침체됐던 시장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발표한 시장동향에 따르면, 이통사의 일일 평균 가입자는 5만100건으로 지난 달 평균(6만6900건)에 비해 25.2% 줄었다. 하지만 감소 폭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줄고있다. SK텔레콤 가입자 기준으로 신규 가입은 단통법 시행 1주차에 비해 2주차엔 16.7%, 3주차에 85.9% 증가했다. 기기변경 가입자도 3주차에 17% 늘었으며 전체 가입자 수는 23.8% 늘었다.

지원금도 상향됐다. 또 제조사도 출고가를 인하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의 경우 초기보다 2배 높아진 22만원 선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갤럭시S5 광대역 LTE-A도 22만원~18만원까지 지원금이 올랐다.

▶단통법 시대 소비도 진화 중= 중고폰 가입자는 하루 평균 5500건으로 전달 대비 88.6%가 늘었다. 중고폰은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12%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계 통신비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 45요금제 미만 중저가요금제 가입비중이 46.7% 늘고, 반면 85요금제 이상 고가요금제 가입가는 8.9%까지 감소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류제명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현명한 소비자들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형평성 있는 지원금과 선택요금할인 가입 고객들이 늘고 있어 단말과소비와 통신요금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불법 지원금을 미끼로 고가요금제와 부가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던 판매 행태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폰테크족도 등장= 단통법은 폰테크 족의 발길도 돌리고 있다. 과거 싼 단말기만을 찾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각종 부가혜택을 통해 통신비를 아끼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이다. SK텔레콤 가입자를 기준으로 9월 한달간 신규 및 기변 가입자의 21.3%가 유무선 결합상품에 가입했지만, 단통법이 시행 이후 10월에는 지난 23일까지 그 비율이 24%로 올라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지원금에 대한 차등이 사라지면서 고객들이 신규ㆍ기변 가입을 통해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유무선 결합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단통법 전에는 보조금과 대란에서 소외받았던, 기존 고객을 위한 혜택도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이용 빈도와 고객 선호도가 높은 제휴처를 중심으로 최대 70%까지 할인을 대폭 강화한 ‘찾아가자 T멤버십’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며, KT는 가족 구성원 간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앱으로 자유롭게 공유하는 ‘올레 패밀리박스’를 신규 출시했다.

최정호ㆍ정찬수ㆍ황유진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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