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링거’ 뽑은 미국, 일어설까 다시 누울까
뉴스종합| 2014-10-30 11:13
실업률 개선 등 합격점 분석 속…‘진정한 평가 이제부터’ 신중론도


“Fed는 할리우드 영화 ‘펄프픽션‘의 빈센트(존 트라볼타 분) 같았다. 빈센트가 마약중독으로 죽어가는 미아(우마 서먼 분)를 살리기 위해 심장에 해독 주사를 꽂은 것처럼 Fed의 해법은 완벽하게 옳았다.” -리즈 앤 선더스, 찰스 스왑 수석 투자 전략가.

‘헬리콥터 벤’(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무차별 달러살포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AP통신은 30일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난 6년간 양적완화(QE)가 대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지금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QE를 통해 많은 목표를 이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만큼 Fed의 QE 평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美, 경제 살리기 ‘합격점’=무엇보다 미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3월 Fed가 QE에 돌입하기 직전 미국 경제 성장률은 -8.3%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6%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3.6%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업률도 개선됐다. 지난 9월 미국 실업률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5.9%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한복판이었던 2009년 10월 실업률 10.0%에서 위기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문제는 양적완화 종료 이후다. Fed가 풀었던 돈을 거둬들일 금리인상이 예견되면서 중앙은행에 의존적인 글로벌 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는 “Fed의 경착륙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혼란의 과정을 재연시킬 수 있다”며 “이는 QE가 금융시스템의 중앙은행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여 다음 위기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Fed의 금리인상 시점을 내년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FOMC 성명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매파적 발언이 추가된 만큼 조기에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 공동 대표인 댄 베이커는 “양적완화 비판 만큼이나 긍정론도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Fed의 금리인상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금리인상의 논리는 고용이 개선되는 것이 조건이지만 미국은 아직 그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Fed의 본원통화는 지난 6년간 2.4배 증가했지만 임금성장률은 고작 11%에 머물렀다. Fed의 양적완화가 월스트리트에 단비가 됐을지 모르지만 서민의 메인스트리트에는 그 혜택이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낙관론자들도 미국의 첫번째 금리인상은 대격변을 몰고 올것으로 예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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