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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고 쫓기고…샌드위치 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뉴스종합| 2014-10-30 09:37
[헤럴드경제=최정호ㆍ정찬수 기자] 애플은 달아나고, 이름도 몰랐던 중국 업체들, 그리고 G3라는 걸작을 들고 나선 LG전자의 추격은 거셌다. ‘앞에선 밀리고 뒤에선 쫓긴다’는 말 그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위기가 또 다시 현실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30일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소폭 늘었다”고 전했다. 2분기 7450만대보다 다소 늘어난 7500만~7600만대 정도의 스마트폰을 3분기에 전 세계에서 팔았다는 의미다.

3927만대의 아이폰 판매 실적을 발표한 애플보다 양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2배 이상 앞서며 세계 1위 자리를 재확인했다.하지만 질적인 측면, 즉 평균 판매단가나 영업이익은 ‘위기’ 자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 비중이 늘고 기존모델의 가격이 인하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다”며 “매출도 하락하고 비용구조도 약화되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는 전통적인 스마트폰 성수기여서 수요는 늘겠지만 그만큼 업체간 경쟁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가격대별 제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사업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스스로 분석했다.

판매가 400달러 이상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메탈 소재를 활용한 신제품으로 애플과 경쟁하고, 또 중저가 시장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라인업을 완성해 중국 및 LG전자, 소니 등 후발 업체와 경쟁에서 앞서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 이통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삼성이 만들면 산다’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고객 충성도가 예전 같지 않음에 주목했다. 또 삼성의 스마트폰이 제품 자체 경쟁력은 여전히 높지만, 이를 구매하는 신흥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미국이나 유럽, 우리나라만큼 높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삼성전자 입장에선 애플보다 화웨이 등 중국 후발 업체들과 경쟁이 더 큰 문제라는 의미다.

실제 이들 중국 후발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화웨이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동남아에서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판매량을 자랑하며 3분기에 모두 16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고 밝혔다. 또 샤오미도 중국 정부의 삼성과 애플을 겨냥한 이동통신 시장 보조금 규제 정책에 힘입어 1900만대를 팔아치웠다. LG전자 역시 G3의 혁신을 앞세워 1680만대라는 사상 최고의 스마트폰 판매 실적을 자랑했다. 모두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7000만대 중반까지 내려앉은 삼성전자와는 다른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4분기 과제는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 공략”이라며 “이미 애플의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와 경쟁하고 있는 갤럭시S5-갤럭시노트4는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글로벌 점유율에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하는 만큼, 사양은 최소로 낮추고 가격대를 최대한 낮춘 갤럭시 A 라인업이 선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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