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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하 단기대출에 의존하는 한국 中企…지속되는 자금난
뉴스종합| 2014-11-03 08:19
-대한상의 ‘중소기업 자금조달 구조개선방안’ 보고서
-韓 GDP 대비 中企 대출비중 OECD중 3위…1년 이하 단기대출 70%↑
-中企 자금지원 확대 불구 자금사정지수 4년 째 내리막
-상의 “자금조달 구조적 개선 필요…관계형 금융이 대안”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국내 중소기업의 1년 이하 단기 대출 비중이 전체 자금 조달 경로의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부실을 염려한 금융권이 대출 만기를 단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자금 공급은 지난 10년 간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지수는 최근 4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대한상의가 3일 발표한 ‘중소기업 자금조달 구조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90%는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나타났다. 비은행 대출(1.3%), 정책자금 대출(1%)를 포함하면 간접금융 비중이 92.3%에 달했다. 반면 내부자금(6.7%)이나 주식ㆍ회사채 등 직접금융(1.0%)의 비중은 미약했다.

대출 중에서도 1년 이하 단기대출 비중이 70.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개 국가 중 스페인, 아일랜드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은행 등 금융공급자가 중소기업의 신용상태 변동에 따른 부실화 위험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대출만기를 단기화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높은 간접금융 의존도 ▷단기위주의 대출 ▷금융기관의 경기순응적 대출행태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애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정부나 금융기관의 자금공급을 확대해도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자금 공급은 2004년 243조원에서 지난해 489조원으로 늘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소기업 자금대출 비중은 33.5%에 달하지만 중소기업 자금사정 지수는 2010년 88.9에서 작년 80.1로 최근 4년간 계속 나빠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 자금 조달구조를 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관계형금융을 제안했다. 관계형 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기업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 재무구조 등 정량적 기준 외에 지속적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을 지원하는 기법을 말한다. 금융기관이 자금지원 외에 법률ㆍ컨설팅ㆍ교육 등의 비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중장기적으로 상생하는 협력 모델이다.

관계형 금융은 독일, 일본에서 활성화된 제도로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지역 기반 금융기관을 주거래은행으로 해 장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형태로 발달했다.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의 99%가 주거래은행을 두고 있으며 이중 70% 이상이 10년 넘게 장기거래를 하고 있지만 대출 외에 경영·회계·법률 등의 비금융 서비스를 받았다는 중소기업은 4.7%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관계형금융은 금융기관ㆍ중소기업 간 협력과 정부의 정책지원 등의 많은 노력과 시간을 거쳐 어우러진 산물이다.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새로운 관행과 제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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