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늙은 여자의 집
라이프| 2014-11-03 11:55
세월의 흔적은 얼굴이나 목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등에도 새겨져있었다. 한 늙은 여인의 등에는 마치 나이테처럼 굵은 주름과 잔주름이 무수히 패어있다. 하얀 백발과 가냘픈 상체는 애처로워보이지만, 지난 세월을 단단하게 버텨온 강인함도 느껴진다.

작가는 자기 자신도 보기 어려운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사진 속 주인공과 관람객들에게 보여준다. 평소같으면 낯선 이에게 자신의 ‘뒤’를 보여주는 것은 급습의 위험에 노출돼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늙은 여자의 집, pigment print, 125x100cm, 2014[사진제공=자하미술관]

작품은 항상 뒤를 경계하고 남에게 보여지는 앞모습만 신경쓰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뒷모습도 한번 돌아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작가 장숙은 2011년 개최한 개인전 ‘늙은 여자의 뒷모습’에 이어 ‘늙은 여자의 집’이라는 주제로 네번째 개인전을 연다. 늙은 여인의 뒷모습뿐만아니라 늙은 여인이 살고 있는 공간에 있는 꽃 등 여러 사물들을 흑백사진에 담았다. 오는 7일부터 30일까지 자하미술관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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