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슈퍼리치-하이라이프] 회장님들에게 ‘모터사이클’ 은 곧 자유다!
뉴스종합| 2014-11-07 11:08
평소 행동에 제약 많은 총수들
바람 가르는 모터사이클에 쾌감
정용진·구자열 회장 등 마니아



[특별취재팀=성연진 기자] 체 게바라가 의사가 아닌 남미 혁명가가 된 데에는 8개월 간의 모터사이클 여행이 단초가 됐다. 자동차와 달리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채 바람을 가르는 모터사이클에서 체 게바라는 ‘자유’를 느꼈다. 주위 시선 등으로 행동에 제약이 많은 재계 총수들도 ‘자유’를 느끼고 싶어서일까, 모터사이클을 즐겨 타는 이가 많다. 게다가 모터사이클은 헬멧으로 얼굴을 가릴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재계 리더 가운데 최근까지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이들로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을 비롯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알려져 있다. 


재계 모터사이클 마니아로 알려졌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BMW 제품을 타고 10여년 전 유럽 일주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또다른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할리 데이비슨의 동호회 ‘호그(HOG)’의 원년 멤버기도 했다. 아울러 1999년 BMW 모터사이클 동호회인 ‘BMW MCK’를 주도적으로 창설, 2000~2003년 2대 회장을 역임했다. 한창 모터사이클에 빠져있을 때는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서울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1000km를 달린 적도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 부회장직에 오르며 책임 경영을 맡은 후로는 공식적으로는 모터사이클 즐기기를 그만뒀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도 호그 멤버였다. 두 사람은 동호회에서 만나 친분을 나누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진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모터사이클 실력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정치인 가운데선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이 모터사이클을 즐겨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재계 리더들도 모터사이클 특성상 줄지어 레이싱하는 것을 선호한다. 주로 서울에서 가까운 충주 제천호 등을 달리고 가끔은 배에 모터사이클을 싣고 제주도 등 경관이 뛰어난 곳을 찾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말에 경치좋은 국도 변에서 줄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이들 가운데 헬멧을 벗기면 금방이라도 얼굴을 알만 한 유명인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주도가 아닌 일본으로 건너가 레이싱을 즐기기도 한다. 특히 한국에서 가까운 규슈 섬은 부산~후쿠오카 정기선을 타고 쉽게 건너갈 수 있다. 특히 일본은 일반 고속도로에서도 모터사이클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애호가들 사이에서 선호되는 지역이다.

최근 재계 총수들이 즐겨타는 모터사이클은 주로 BMW 사의 1500cc 이상급으로, 따로 튜닝을 하지 않은 제품이 약 4000만원선이다. 웬만한 국내차 브랜드의 대형 세단 가격이다. 그러나 개별 제작이 활성화된 모터사이클 특성상 각종 부품을 본인의 취향대로 교체하다보면 억대를 훌쩍 넘기기 쉽다.
재계에서 한 때 가장 모터사이클 레이싱에 열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명품으로 알려진 할리데이비슨, BMW, 듀가티 등 고급 바이크를 수십여대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듀가티는 한정 생산되는 이탈리아 바이크 브랜드로 할리 데이비슨이나 BMW 가격의 수배에 달하는 고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모터사이클에서 맛보는 ‘자유’, 재계 총수들에겐 수억원이 아니라 그 무엇을 지불하고서라도 꼭 누리고 싶은 취미일 지 모른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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