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시속 70㎞…車야? 엘리베이터야!
뉴스종합| 2014-11-07 11:32
내년 준공 ‘상하이타워’초당 18m…2016년 광저우 ‘CTF…’는 20m/s


전 세계적으로 초고층 건설 붐이 일면서 엘리베이터 제조사들의 속도 경쟁도 뜨겁다.

1930년대에 지어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443m) 빌딩 엘리베이터 속도는 초속 7.1 m/s(초당 이동거리)로 당시로선 획기적인 속도였다.

이보다 한해 전에 세워진 뉴욕 크라이슬러빌딩(319m)은 4.5 m/s였다.

이로부터 86년 후인 2016년 완공되는 중국 광저우 CTF 파이낸스센터(530m.조감도) 빌딩에 설치될 엘리베이터는 20m/s를 자랑한다. 


이는 분 당 1219m, 시간 당 73㎞의 거리를 이동하는 속도로,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꼭대기까지 오르는데 30초도 걸리지 않는 셈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점점 더 커가는 건물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엘리베이터 제조사들이 새로운 모터, 첨단 기압(氣壓) 시스템 등 기술 진보를 서둘러, 엘리베이터는 역대 가장 빠르고 높게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고층 빌딩이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내년이면 엘리베이터 최고 이동 속도 기록도 10년만에 깨진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는 2004년 대만에서 건립된 ‘타이페이101’ 타워에 있는 일본 도시바산 엘리베이터로 속도는 초속 16.8m/s(초당 이동 거리)다. 이 속도가 10년째 최고 기록이다.

2010년 이후 지어진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 미국 뉴욕의 원월드 트레이드센터 엘리베이터가 각각 10m/s, 10.2m/s로 ‘타이페이 101’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 내후년에 연거푸 신기록 갱신이 이어진다. 내년 중국 상하이에서 준공하는 121층ㆍ632m 높이의 ‘상하이타워’의 일본 미쓰비시산 엘리베이터는 기존 최고기록 보다 1.2m/s 빠른 18m/s 속도로 움직인다. 하지만 일등의 기쁨도 잠시. 1년 뒤인 2016년 중국 광저우에 들어서는 CTF 파이낸스센터에 왕좌가 넘어간다.

역시 일본 회사인 히타치가 만든 엘리베이터가 쓰이는데, 20m/s로 이동한다. 이는 분당 1219m, 시간 당 73㎞의 거리를 이동하는 속도다. 자동차를 타고 시속 70㎞로 달리는 것과 같은 속도다. 

이같은 초고속 엘리베이트는 기술의 진보로 가능해졌다. 히타치는 강력한 자석 모터를 적용했다.

또 첨단 기압 조정 시스템을 채택, 엘리베이터 탑승자의 귀가 먹먹해지는 일이 없도록 했다.

엘리베이터 바닥에 첨단 완충기를 설치, 엘리베이터가 급작스럽게 멈출 때 내부에 가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이 완충기는 영국 엔지니어링 회사 올레오가 개발기간 4년을 들였으며, 지난달 안전테스트를 통과했다.

엘리베이터 이동거리를 늘려주는 기술도 발전했다. 지난해 핀란드 코니는 탄소섬유케이블인 ‘울트라로프’를 개발기간 9년 만에 상용화했다.

이는 기존 철강 케이블선과 비교해 무게는 7배 가볍고, 더 에너지효율적이며, 생명이 2배 길다. 엘리베이터를 들여올리는 거리를 기존 500m에서 배 이상인 1㎞ 이상 늘려준다.

‘울트라로프’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해안도시 제다에 건립될 세계 최고층인 1㎞ 높이 ‘킹덤타워’의 엘리베이터에 쓰일 예정이다.

이 밖에 독일 티센크루프가 케이블 한 개에 엘리베이터 2대가 달려 동시에 움직이는 ‘쌍둥이’ 엘리베이터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안드레아스 쉬에렌벡 티센크루프 최고경영자는 “160년간 엘리베이터는 별 다른 신기술이 없이 천천히 진화해왔다”면서 “건물이 점점 높아지면서, 건물 내 이동 효율성은 더이상 사치가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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