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각국 경쟁법 규제강화 통해 한국 기업 견제… 한국 기업, 최근 5년간 해외에서 담합으로 1조6000억 과징금
뉴스종합| 2014-11-18 08:36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한국 기업들이 담합을 이유로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이 2010년 이후 1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보통신(IT)ㆍ가전 분야 등에 과징금이 집중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주요 국가들이 경쟁법을 자국 시장 보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약 5년간 외국 경쟁 당국이 한국 기업의 담합(카르텔)을 적발해 부과한 과징금은 1조6605억원(조치시점의 환율 적용)에 달한다.

삼성, LG 등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국내 IT기업들이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시장을 내준 미국 및 유럽 등이 경쟁법을 무기로 국내 기업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 경쟁당국은 지난 2011년 3월 컴퓨터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 가격을 담합한 삼성SDI에 370억원(3200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10년 5월 D램 가격을 담합했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각각 2060억원(1억4600만유로), 730억원(51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LG디스플레이에 3320억원(2억1천500만유로)의 과징금을 매겼다.

2012년 12월에는 텔레비전이나 PC에 사용되는 브라운관인 음극선관(CRT) 시장을 과점했다며 LG전자와 삼성SDI에 각각 6975억원(4억9200만유로), 2140억원(1억51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올해도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9월 반도체 칩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에 470억원(351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밖에 2010년 이후 대한항공은 캐나다(62억원)ㆍ호주(63억원)ㆍ뉴질랜드(32억원)로부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합쳐서 373억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국제 카르텔에 대한 규제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각국이 자국의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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