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국의 스티브 잡스, ‘샤오미’ 레이 쥔의 성공 전략은?
뉴스종합| 2014-11-21 07:30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1987년 18살의 레이 쥔(雷軍)은 우한(武韓)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하고 2학년부터 무한 전자상가에 밥먹듯 들락거렸다. 상가 내 컴퓨터 업체 사장들로부터 단골손님으로 눈도장을 받을만큼 열심히 움직였다.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레이쥔부터 찾을 정도였다. 그는 1992년 프로그래머로 킹소프트에 입사, 6년 만에 킹소프트 CEO가 된 뒤 2007년 회사 상장과 동시에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엔젤투자자로 변신했다. 레이쥔은 엔젤투자자로서 회사가 아닌 인물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창업이라는 분야에서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몸소 경험했다. UC Web, YY보이스, 판커를 비롯해 그가 투자한 많은 회사들은 현재 업계별로 ‘거물’이 되어 있다. 

그러나 레이 쥔에게 이 시기는 도약을 위한 관망기에 불과했다. 그의 첫번째 무기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었다. 태풍과 돼지의 비유를 들며 그는 모바일 인터넷을 새로운 카드로 꺼내고, ‘샤오미’(小米)를 창업했다. 때로 검정 터틀넥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말투까지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할 정도로 스티브 잡스에 열광하는 레이 쥔은 샤오미를 애플의 ‘아류’에서 애플의 경쟁기업으로 키웠고, 중국 내에선 스티브 잡스 버금가는 ‘팬덤’을 누리게 됐다. 포브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레이 쥔의 재산은 91억 달러로 중국 내 8위를 차지했고 지난 8월 세계 부호 순위에선 375위에 올랐다. 레이 쥔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云)과 중국판 구글인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훙(李彦宏), 모바일 메시지 앱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의 최고경영자(CEO) 마화텅(馬化騰)과 함께 중국의 디지털 시대를 상징하는 부호이자 아이콘이 됐다.

최근 번역출간된 ‘샤오미 CEO 레이 쥔의 창업신화’(후이구이 지음, 이지은 옮김, 느낌이있는책)는 레이 쥔의 관점에서 본 인생 여정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레이 쥔의 무기를 모바일 인터넷과 인터넷 정신, 그리고 참여감 마케팅을 뒷받침하는 이른바 ‘팬덤 경제’다. 레이 쥔의 전략대로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팬을 가리키는 ‘미펀’ 수천명이 생겨 회사를 대신해 각종 커뮤니티에 1억 개가 넘는 댓글을 달고 날마다 20만 개의 샤오미 관련 포스팅을 올린다.

창의적 발상과 혁신적 전략 덕분에 샤오미는 창업 4년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기록(2분기)했고, 세계 시장에서는 점유율 3위에 올랐다.

레이 쥔은 42세에 창업해 신화적인 성공을 거뒀다. 특히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이동통신기술분야에선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였다. 그러나 레이 쥔은 “류촨즈는 마흔 살에 하이얼을 세웠고, 런정페이는 마흔 세 살에 화웨이를 설립했다. 나이 마흔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반박한다. 그는 “다른 사람이 한 적 없는 일을 하거나, 누군가 이미 시도했어도 성과를 얻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창업”이라며 “그런 점에서 출중한 능력을 지닌 창업자는 대부분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인 경우가 많다, 평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소위 괴짜들”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책은 레이 쥔의 성공 비결과 전략을 풍부하게 다뤘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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