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올리비에 데스켄스 “디자이너는 브랜드에 혁명의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라이프| 2014-11-26 16:12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로샤스(Rochas), 니나리치(Ninaricci), 띠어리(Theory)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컨템포러리 패션의 이단아, 무채색 계열의 중성적인 테일러링과 우아한 실루엣으로 ‘다크 로맨스(Dark Romance)’ 감성이 넘치는 옷을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 테리우스를 닮은 잘생긴 외모….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Olivier Theyskensㆍ37)를 수식하는 말들은 무궁무진하다.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에 연사로 초청된 데스켄스는 오후에 열린 세번째 세션에서 ‘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연 무대에 올랐다.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에 연사로 나서 ‘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예의 윤기나는 검은색 긴 머리에 블랙 재킷을 입고 등장한 데스켄스는 지난 십여년간 자신의 컬렉션을 슬라이드로 직접 보여주면서 자신만의 패션 철학에 대해 1시간동안 열띤 강연을 펼쳤다.

데스켄스는 “디자이너는 무엇보다도 혁명의 바람을 불어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브랜드 하우스들과의 지난 작업을 예로 들면서 “매번 새로운 브랜드와 일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고 체계적인 체험이었다. 파리에서는 꾸뛰르(오뜨 꾸뛰르 ㆍhaute couture)에 대해서 연구했고, 뉴욕에서는 좀더 다가가기 쉬운 실용적인(Accessible) 옷을 만들었다. 매번 나는 어마어마한 혁명을 일으켰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매우 흥미진진한(Exciting)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에 연사로 나서 ‘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스스로를 ‘스폰지(Sponge)’라고 생각한다는 데스켄스는 디자인적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패션 디자인 작업을 위해서 평소 이미지를 수집하는 것보다 드로잉을 많이 하는 편인데, 직관을 따라가는 것, 그러면서도 디자이너로서의 로직(Logic)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에 연사로 나서 ‘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올해 6월 띠어리를 떠난 이후 최근까지의 행보에 대해서는 신중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는 “띠어리에서 지난 4년동안 즐겁게 일했지만 패션과 관련된 좀더 예술적인 도전(Artistic Approach)을 위해 휴지기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도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며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데스켄스는 강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유의 느릿한 목소리와 또박또박한 영어 발음으로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올리비에 데스켄스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의 강연에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특히 그의 디자인과 즐겨 입는 패션이 최근의 트렌드인 ‘놈코어(Normalrhk 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와 유사하다는 질문에 대해 데스켄스는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보여주면서 “이 재킷은 나의 스튜디오에서 일했던 인턴이 나를 위해 특별히 제작해준 것이다. 재킷 안쪽에는 그가 내게 쓴 편지가 수작업 자수로 새겨져 있다. 나에게는 놈코어가 아닌 매우 특별한(Special) 재킷”이라면서 유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올리비에 데스켄스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의 강연에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다음은 데스켄스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당신의 패션 철학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균형이 중요하다. 새로운 디자인을 보면 흥분을 하긴 하지만 과연 이걸 내 여자친구가 입었을 때 불편하진 않을까, 장소와 시간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옷이 반드시 꼭 새로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패션디자이너로서 나는 오히려 클래식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의 패션은 어떤 느낌이었나.

-패션이 매우 글로벌화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서울, 동경 멕시코 어디를 가든지 다 비슷비슷하다. 디자이너 브랜드인 경우 더욱 그렇다. 날씨에 따라 구매 패턴이 조금씩 다를 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서울의 패션은 한마디로 ‘잘 차려입은(Really dressed)’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람들이 비율에 맞춰 옷을 잘 입는 것 같다.

▶패션 작업에 있어서 SNS(소셜네트워킹)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가.

-10년 전과 비교하면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사람들이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떠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많고 이에 대한 접근성도 매우 용이해졌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디지털 정보를 많이 접하고 있고, 나도 옆에서 지켜보며 “새롭다, 괜찮다”고 느끼는 것들이 많다. (SNS가) 새로운 것에 대한 영감을 주는 편이다.

▶패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굳이 패션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패션 그 자체가 아니라 패션에 대해 열린 생각(Open-minded)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특히 패션에 있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태도(Personal attitude)’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ㆍ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티셔츠와 진을 즐겨입는 패셔너블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패션에 대한 열린 생각, 자유로운 사고 방식을 갖고 있기에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amigo@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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