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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합의 실패…국내 경제엔 ‘청신호’
뉴스종합| 2014-11-28 11:36
물가 하락·투자 여력 상승 효과…車 유지비용 감소 판매증가 기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7일(현지시각)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산유국들은 울상이지만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 경제에는 청신호다. 물가 하락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줄어들어 투자 여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은 기업 경영환경상 불확실성을 저하시켜 기업의 투자심리를 개선, 투자와 생산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는 유가 급락의 대표적인 수혜산업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자동차 유지 비용도 줄어들어 판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낮은 유가는 연비가 탁월한 친환경차 확산을 늦춰 현대기아차를 연구개발 및 투자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글로벌 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 4%로 도요타 68%, 혼다 10%에 비해 매우 낮은데, 유가 하락으로 인해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를 개발하는 시간을 벌었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2020 연비개선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친환경차 모델을 현재 7개에서 22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항공과 해운업체들에게도 유가 하락은 긍정적이다. 연료비가 절감되는만큼 영업이익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대한항공 매출액은 3조16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407억원으로 50.4% 늘어났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유류비가 776억원 절감되면서 영업이익이 그만큼 늘어났다.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신규 항공기 49대를 도입하는 등 투자를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정유 및 화학업체들도 내년부터 국제유가가 하향안정기에 접어들면 실적이 점차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들어 유가가 급락하면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미리 비싼 값에 원유를 사서 싼 가격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팔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가 하향안정화되면 더이상 재고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면 기업 투자는 0.02%, 수출은 1.1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소비는 0.68%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비용절감 효과로 제품가격을 낮추면, 국내외 소비자들의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구조로 이어지게 된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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