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밖에선 ‘실패한 아베노믹스’…안에선?
뉴스종합| 2014-12-02 11:15
日 총선 앞 신용강등 후폭풍…무디스 결정에 충격 휩싸인 열도
日 국채 금리엔 큰 변화없어…중의원선거 ‘불신임투표’ 여부 주목


일본이 허를 찔렸다. 지난 1일 도쿄증시 마감 후 유럽시장 개장 직전에 기습적으로 발표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강등에 일본 열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강등이 2일 중의원 선거(총선) 공시를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집권 자민당은 충격 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년 4개월만에 나온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강등은 대외적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실패 판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국채 금리 인상에 제한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아베노믹스 실패 선고 내부 반응은?=일본에서는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증세 연기, 중의원 해산, 조기총선 등 정권 불확실성 직후에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무디스의 이번 강등 결정은 일본 정부가 지난달 18일 소비세율 인상(8→10%) 시기를 애초 내년 10월에서 1년 반 늦추기로 함에 따라 재정 건전성 개선 전망이 더욱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분석가 도시마 이츠오는 “일본 국채 신용등급 강등은 중기적으로 일본의 주식, 엔화, 국채의 트리플 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강등으로 엔 매도 움직임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는 ‘나쁜 엔화 약세’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무디스 강등 이후 일본 국채 금리의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장기적인 펀더멘털 안정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이는 일본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당장 일본의 등급 강등이 일본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일본은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어설 정도로 세계 최대 채무국이지만, 역설적이게도 10년물 국채금리는 0.43% 정도로 미국이나 독일보다 낮은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 엄청난 빚을 지고도 차입비용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총선은 ‘아베노믹스 불신임’ 투표=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집권 자민당에 악재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아베노믹스 불신임 투표’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 민주당 가이에다 반리 대표는 “2년간 정규직 근로자가 38만명 줄었다”며 “아베노믹스 때문에 격차가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가 고용 개선과 임금 인상을 이뤘다”고 자평하고 “15년간의 디플레이션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길(아베노믹스) 밖에 없다는 확신 아래 전력을 다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의 중의원 선거 레이스는 2일 공시와 함께 본격 개막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295개 소선거구에서 최다 득표자 1명씩 295명을,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눈 광역 선거구에서 비례대표 180명 등 모두 475명을 중의원으로 선출한다.

일본 언론들은 전국에서 1200명 가까운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에 공산당을 제외한 야당이 후보를 단일화한 선거구가 197곳으로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 당시 65곳에 비해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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